제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23일부터 열흘간 전주시 전북대 문화관을 비롯한 영화의 거리에서 열린다. 자유 독립 소통을 주제로 2백52편(장편 1백16편, 단편 1백36편)이 참가한 올해 축제는 안성기와 장나라의 사회로 23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개막된다. 자본과 주류에 맞선 세계의 도전적인 독립영화 16편이 소개되는 메인섹션 '인디비전'이 마련돼 올해 축제는 독립영화의 정신이 드높을 전망이다. 개.폐막작이 대표적이다. 개막작인 민병국 감독의 '가능한 변화들'은 반복적인 일상에 갖혀 파괴되는 인물들의 내면을 거칠게 보여준다. 폐막작인 '노벰버'는 스페인영화계의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아케로 미냐스 감독의 두번째 영화로 정치와 자본 논리에 흔들리는 예술가들의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독립영화 16편이 상영되는 '일본 독립영화의 현재' 섹션과 쿠바영화 17편을 소개하는 '쿠바영화 특별전' 등도 독립영화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주최측이 추천하는 화제작들은 다음과 같다. 인디비전'섹션에 출품된 '보드카 레몬'은 아르메니아의 아름다운 겨울풍경을 배경으로 노년의 로맨스를 다뤘다. 영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영화보다 낯선'섹션에 출품된 미국영화 '소멸하는 별빛'은 50년대 전위예술가 잭 스미스의 예술세계를 무려 6시간 20분 동안이나 펼친다. 가족관객을 겨냥한 '영화궁전'섹션에서는 펑크스타일로 머리를 바꾸는 시골학교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일본영화 '요시노 이발관'이 볼 만하다. 이밖에 실망스런 첫 만남이후 서서히 서로의 세계에 침투하는 남녀의 연애를 그린 중국영화 '녹차',평범한 쿠바인 10명의 하루를 추적한 '스위트 하바나', 시체 부검실를 찍은 미국영화 '자신의 두 눈으로 본다는 행위', 파시즘에 반대해 해외로 도피했다가 15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남자의 여정이 쉼없는 독백과 대화로 펼쳐지는 '시실리아', 오이디푸스컴플렉스를 게이세계에 투사한 일본영화 '장미의 행렬' 등도 영화팬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063)288-5433.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