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35社 中진출 성공비법 알아보니.."타깃시장 최대한 좁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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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가장 치열하게 기업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시장이다.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백대 기업 중 4백여개가 집중 투자 방침을 결정하고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 격전지다.
하지만 진입이 불가능해 보이는 시장에도 들어갈 구멍이 있고,따라잡기 불가능해 보이는 경쟁사라도 대적할 무기는 있는 법이다.
일본 잡지 다이아몬드는 최근 '특대호'(24일자)를 통해 35개 일본기업의 중국상륙 성공기를 소개하고 그 비법을 다뤘다.
고가·고품질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수익성을 사수했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공통점이다.
◆타깃 마켓을 최대한 좁히고 올인할 것=가격경쟁력이 약한 외국기업이 매스마켓에서 중국산과 싸워 이긴다는 것은 무리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타깃고객을 집중 공략하는 방법이다.
의류 회사 월드가 현지 개발한 브랜드 '파쥐'는 치마 한벌에 5백위안(7만5천원) 이하가 없을 만큼 비싼 편이지만 다국적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과 고소득 직장여성 사이에서 인기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정해 마케팅을 집중한 덕분.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년전보다 두배 가까운 40억엔으로 추정되고 있다.
청주를 만드는 나카다니주조(酒造)의 경우 톈진에 생산공장을 차리고도 토종 바이주(白酒)에 겁먹고 내수 시장을 넘보지 못하다가 중국내 일본 요리집에서 시장을 발굴,성공한 케이스다.
'일본에서 맛보던 고품질 그대로'라는 모토를 내걸고 일식집을 찾아다닌 결과 매출이 연평균 30%씩 늘어나고 있다.
영토가 넓고 인구가 많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타깃을 과감히 좁혀도 시장은 넓다.
◆상품 차별화가 성패를 좌우=먼저 진출한 경쟁사의 벽이 너무 높아 보일 때는 상품을 어떻게 차별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오키전기는 동향기업 야마하가 1백% 독점하고 있던 휴대폰용 멜로디칩 시장에 늦깎이로 진출해 2년 만에 시장점유율 40%를 빼앗아오는 데 성공했다.
비파와 양금 같은 중국 전통 현악기를 사용하고 중국인들이 고음,큰 음량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중국현지에서 멜로디를 개발한 것이 먹혀들었다.
산토리는 콜라가 독주하는 청량음료시장에 우롱차를 내놓고 '건강을 위한 프리미엄 음료'라는 점을 부각시켜 차별화를 시도했다.
가격이 콜라보다 비싸지만 현재 청량음료업계 4위,차음료시장 점유율 40%다.
◆좋은 품질과 좋은 서비스는 인정받게 돼 있다=소득이 높아지면서 비싸더라도 고품질·서비스를 찾는 중국인이 급증하는 추세다.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는 서비스 개념이 낯설었던 10년 전부터 중국에서 일본 수준의 서비스를 고집했다.
백화점 판매원들에게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하도록 하고 정전이 발생해도 매장을 뜨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좋은 서비스로 정평이 나면서 현지개발 브랜드인 '오프레'가 3백여개 백화점 매장에서 화장품 매출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욕실제품 메이커 토토는 중국 주택시장이 매년 15%씩 커지면서 변기 수요가 4천만개로 팽창했지만 일반 제품에는 한눈을 팔지 않았다.
토토의 철저한 브랜드 관리는 중국 프리미엄변기 시장이 연 2백만개로 성장하면서 적중,이 시장 점유율이 99년 25%에서 2002년에는 33%로 높아졌고 매출은 연평균 15%씩 늘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