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동영(鄭東泳) 의장을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21일 청와대에서 만찬회동을 갖기로 함에 따라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안 가결이후 한달가량 계속됐던 `정치적 연금'에서 벗어나 서서히 정치행보를 재개하고 있는데다 우리당이 4.15 총선을 통해 원내과반 의석을 획득한 제1당으로 변신한 후 첫 공식 회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이날 회동은 지난 15일 정동영 의장을 필두로 노 대통령과 당 주요인사들간 연쇄회동의 일환으로 노 대통령이 총선과정에서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한 자리라고 청와대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은 설명했다. 우리당측에서도 "노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어서 특별한 정치적 언급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선거결과를 자축하고 노 대통령의 고충을 위로하는 자리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며 대체로 말을 아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탄핵문제와 우리당 입당, 향후 당정관계 설정, 6.5 지방선거, 정치개혁 등 중요 현안에 대한 언급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대통령은 우선 정동영 의장이 비례대표 후보직을 사퇴하는 `사즉생(死卽生)'의 결단을 하는 등 총선과정에서 겪은 우리당 선대위 지도부의 노고를 치하하고 원내과반을 확보한 것에 대한 축하의 뜻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또 영남지역에서 4명이 당선된 것을 언급하며 "특히 경남에서 우리당의 지지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상당히 발전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다음 선거에는 영남에서 진출이 많아지지 않겠느냐"는 덕담을 건넬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국민은 총선을 통해 대통령을 탄핵한 야당의 정치적 행위가 잘못됐음을 판정한 만큼 노 대통령이 조속히 대통령직에 복귀해야 한다"며 야당대표와의 회담을 통해 조속한 시일내에 탄핵이 철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또 "국민이 민주.개혁세력을 해방후 처음으로 역사의 주역으로 만들어 준 만큼 정치개혁에 매진하는 한편 민생.경제회복을 위해 상생의 정치를 펴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신기남(辛基南) 상임중앙위원은 "우리당이 명실상부한 집권여당이 된 만큼 당정협의를 잘해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자는 뜻을 전하겠다"고 했고, 이부영(李富榮) 상임중앙위원은 "청와대와 우리당이 승전자들처럼 행세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만큼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나가자"고 강조할 예정이다. 한명숙(韓明淑) 공동선대위원장은 "정치개혁과 상생의 정치를 위해 청와대와 우리당이 긴밀히 협력하자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고, 김명자(金明子) 선대본부장은 "청와대가 (탄핵문제 등으로 인한) 사회갈등의 골을 메우기 위해 갈등조정과 협상능력을 키워달라고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