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2:37
수정2006.04.02 02:40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말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멀미를 하거나 설사 증세를 보이면 즐거운 나들이를 망치기 쉽다.
이럴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응급지압법이 있다.
간단하지만 알고두면 응급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것들이다.
여행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응급지압법을 알아본다.
◆ 소변이 급할 때 =막히는 주말 고속도로 위에서 대소변이 마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어린이의 경우 갓길에 차를 세우고 볼일을 보면 되지만 청소년이나 어른은 참을 수밖에 없다.
이 때는 팔뚝에 있는 공최(孔最)혈을 자극하면 도움이 된다.
공최혈은 손목에서 팔꿈치까지를 10등분 할 경우 손목에서 7등분째 정도에 있는 경혈이다.
누르는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면 오히려 배설을 자극하므로 살짝살짝 눌러줘야 한다.
◆ 멀미날 때 =멀미는 여행의 방해꾼이다.
멀미는 소화기관인 비장과 위장의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위장과 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멀미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여행길에 오르기 3∼4일 전부터 생강, 무즙을 먹으면 예방 효과가 있다.
생강즙과 무즙 각각 반컵과 꿀 두 숟가락을 넣어 잘 섞은 뒤 큰 숟가락으로 두세 숟가락씩 하루 세 번 먹는다.
여행 당일에는 얇게 자른 생강을 멀미 증상이 생길 때 1조각씩 꺼내 입에 물고 있으면 속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응급처치로는 평형 감각과 관계가 깊은 족규음(足窺陰)혈 자극법이 있다.
족규음은 네번째 발가락 발톱눈 바깥쪽 모서리에 있다.
멀미가 날 때 상반신을 똑바로 하고 앉은 채로 집게손가락이나 볼펜으로 꾹 눌러준다.
이밖에도 차를 타기 한 시간 전에는 식사를 끝내고, 차에서는 음식물 섭취를 삼간다.
◆ 뒤탈 났을 때 =여행을 떠났을 때 곤란한 상황 중 하나가 설사다.
한방에서는 먹은 음식이 잘못되어 나타나는 설사를 식적설(食積渫)이라 한다.
이런 식적설은 대부분 체해서 나타난다.
배를 따뜻하게 하고 체기를 풀어주면 증세가 쉽게 개선된다.
팔꿈치쪽에 위치한 곡지(曲池)혈을 자극해 주는 것이 응급방법이다.
곡지혈은 팔을 구부려 가슴에 손을 대었을 때 팔꿈치의 구부러지는 곳 한가운데 있는 혈이다.
팔꿈치를 가슴 안쪽으로 접은 후 반대쪽 손으로 팔꿈치를 잡고 해당 경혈점을 손가락으로 세게 30초씩 2∼3번 누른다.
설사에는 '산약'이라 불리는 마가 좋다.
마는 기운을 북돋워 주고 속을 든든하게 해준다.
지사 효과가 뛰어나 장염의 치료제로도 많이 사용되던 약재다.
쌀 2백g으로 흰쌀죽을 쑨 다음 물에 불린 마 20g을 잘게 썰어 넣고 다시 끓여 먹는다.
속이 편안해지고 장도 따뜻해 진다.
설사가 났다고 해서 지사제를 먹어 설사를 멈추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설사가 지나치면 탈수 현상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반나절을 굶은 뒤 보리차나 묽은 소금물을 충분히 마셔 탈수를 방지해야 한다.
◆ 체했을 때 =급체 했을 경우에는 위장의 운동을 강화시키는 소화제가 효과적이지만 무엇보다 하루 정도 먹지 않고 위를 비우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심하게 체했을 때는 소금물을 몇 잔 마시게 하고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구토를 유발시킨다.
한방에서는 체기를 풀어주기 위한 가벼운 지압을 권유한다.
배꼽에서 양옆으로 반뼘 되는 위치를 누르거나, 배꼽을 중심으로 혹은 배가 아픈 부위를 시계 방향으로 마사지한다.
곡지혈(曲池穴)을 눌러줘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합곡혈을 지압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엄지 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사이의 오목한 부분을 눌러준다.
소화기능을 촉진시켜 소화불량을 개선하고, 식체로 인해 몸이 나른한 것을 해소해 준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 도움말=이성환 자생한방병원 이성환 진료부장(내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