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의 '월요경제'] 이젠 경제에 '올인' 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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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대공황의 음울한 분위기 속에서 광기(狂氣)로 치닫던 1930년대 유럽.독일의 히틀러와 소련의 스탈린은 극우ㆍ극좌 이데올로기의 대척점이었다.
하지만 통치 스타일에선 여러모로 닮은 꼴이었다.
특히 당시 정권 선전포스터를 보면 독일어와 러시아어 문구만 빼면 어느 나라 것인지 구분이 안갈 만큼 똑같다.
건장하고 잘 생긴 남녀가 45도 각도로 서서 멀리 해뜨는 곳('번영하는 조국'이란 상징)을 바라보는 그림.
냉전시대 남북한의 포스터도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국가 지도자의 동상(銅像) 크기는 독재의 강도와 비례한다.
김일성 동상이 그렇고, 옛소련 독재자들의 동상이나 밧줄에 걸려 끌어내려진 이라크의 후세인 동상도 그렇다.
반면 서구의 동상은 대개 사람 키 만하다.
아이들도 만져보고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런게 정치인가 보다.
전국을 달군 4ㆍ15 총선, 그 잔치는 끝났다.
어지럽혀진 잔치상을 치워야 할 때다.
이번 총선의 특징은 무엇보다 정치신인이 63%(1백88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여야 모두 아집ㆍ독선ㆍ군림ㆍ부패의 정치는 더 이상 용납치 않겠다는 표심의 결과다.
싱그러운 연두빛 잎새와도 같은 깨끗한 윈-윈 정치의 싹을 기대한다.
이번 주는 4ㆍ19혁명 기념일로 시작한다.
44년 전 흘린 피가 꽃처럼 되살아날 것이다.
20일은 장애인의 날.
지역구나 비례대표로 장애인 당선자가 적지 않게 배출돼 어느 때보다 뜻깊다.
총선 이후 경제 살리기가 화두인 터라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한 행사들이 적지 않다.
10년 뒤 먹거리를 논의하는 차세대 성장동력 추진 특별위원회(20일), 경제현안을 챙길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와 경제장관간담회(이상 22일)가 있다.
재정경제부는 서비스산업 세제지원책(21일)도 내놓는다.
금융감독위원회(21일)와 중앙인사위원회(23일)의 업무보고는 금융시장과 공직사회의 주목거리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은 속도가 더뎌지고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53명의 당선자들에겐 잠못 이루는 밤이 될 것 같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홍콩 런던 뉴욕을 도는 해외 경제설명회(IR,23∼30일)에 나선다.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와 경제정책 운용의 함수가 궁금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끈다.
국민들이 가장 보고 싶은 것 역시 경제에 '올인'하는 모습이 아닐까.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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