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수혜주를 찾아라.'


17대 총선이 여당의 과반수 의석 획득으로 결말지어지자 앞으로 어떤 종목이 빛을 볼지에 증시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신행정수도 관련업체와 내수관련 종목을 주목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강한 만큼 주요 공약의 하나인 신행정수도 이전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내수부문 활성화 대책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총선 이후 정치불안정이 해소되면서 수출호조가 고용창출로 이어지고 다시 소득증대와 내수회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행정수도 관련 수혜주


충청권에 들어설 신행정수도는 정치ㆍ행정의 중심인 동시에 첨단산업과 교육ㆍ연구기능도 함께 갖춘 자족도시로 건설될 예정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공공부문에 대한 총투자액만 7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대역사다.


국내 건설시장(수주기준)에서 충청권은 4조8천억원 규모로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서울ㆍ경기지역(53%)의 5분의 1에도 못미친다.


그 만큼 행정수도 이전계획은 충청권 건설시장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된다.


수혜효과는 오랜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겠지만 충청권 건설시장은 최소한 지금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신행정수도 관련 수혜주는 크게 △충청권 건설업체 △SOCㆍ주택건설회사 △건설 원부자재업체 △지역 연고업체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충청권 건설업체 중에는 계룡건설이 돋보인다.


계룡건설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대전 충청지역 내 발주공사에 대해선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업체로 평가된다.


역내 업체는 공사수주시 가산점이 적용되기 때문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대아건설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이나 주택사업 확대에 따른 수혜기업으로는 삼성물산 LG건설 현대산업 대림산업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이 꼽힌다.


또 건설 원부자재인 철근이나 H형강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INI스틸 동국제강 한국철강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충청지역에서 토지나 공장 등을 보유한 연고업체들은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방적 동양백화점 우성사료 한올제약 KT&G 미래산업 현대약품 유성기업 신광기업 범양건영 웅진코웨이 등이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다만 단순히 부지나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수혜의 범위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또 올해 예정지를 지정해도 빨라야 오는 2007년부터나 부지조성공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너무 성급한 기대를 갖는 것은 금물이다.



◆ 내수 관련 경기민감주 =대표적인 내수주인 유통·은행주 등도 수혜 가능성이 큰 종목들로 꼽힌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소비심리의 회복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증시 일각에서는 정부가 수출위주의 불안한 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 후에는 경제문제를 우선시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던 데다 이헌재 부총리 역시 얼마전 "2분기 말부터는 내수시장이 풀릴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이 배경이다.


김대식 중앙대 대학원장은 "소비부진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며 "총선 후에는 소비와 투자 지표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들도 점차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LG투자증권 국제업무담당 김익진 상무는 "외국인들은 총선 이후 내수회복을 내다보고 얼마전부터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매수주문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주는 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내수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최대 관심주로 꼽힌다.


지난해 하나 부산 신한은행의 실적이 '턴 어라운드'한데 이어 올 1분기에는 국민은행, 2분기에는 우리금융, 3분기에는 조흥은행이 턴어라운드 종목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위원은 우리금융은 올해 당기순이익이 4천4백65억원으로 지난해 5백65억원보다 7배 가까이 늘어나고 지난해 7천5백3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던 국민은행도 올해 1조1천9백98억원의 대규모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 자동차주도 다크호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대규모 노사분규에 시달렸던 자동차업체들에 반사이익을 안겨다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동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민노당의 약진은 강성노조가 제도권으로 흡수되는 계기가 돼 중장기적으로 노동 관련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며 "현대차 등 분규가 잦은 자동차 업체들에 이번 총선결과는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부총리도 총선 다음날 "민노당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만큼 전보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합리적인 정책과 주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