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연일 '바이 코스닥'에 나서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 NHN 레인콤 웹젠 유일전자 등 이름 있는 종목들은 이미 4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입김이 세지면서 이들의 동향에 따라 해당업체 주가도 일희일비하는 '외국인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IT(정보기술) 붐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일 경우 차익실현 매물을 대거 쏟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16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3백억여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24일부터 16일(거래일 기준)째 매수우위다. 지난 2월6일부터 단 하루(3월23일)만 빼고 '사자'가 많았다. 올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1조3천억여원. 지난해 연간 순매수규모(8천1백22억원)를 훨씬 웃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올 들어 순매도 규모가 각각 8천7백억원과 3천9백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사고,국내 법인과 개인은 파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18%선으로 높아졌다. 외국인 비중은 △2000년 6.89% △2001년 10.31% △2002년 10.50% △2003년 14.43%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NHN KH바텍 유일전자 인터플렉스 백산OPC 탑엔지니어링 파워로직스 세코닉스 등의 지분율은 이미 40%를 웃돌고 있다. 레인콤 웹젠 대백신소재 등도 40%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바이 코스닥'은 호재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외국인 비중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기준치로 삼아 코스닥시장에서 후광 효과를 누리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부품, 휴대폰 관련주를 사들이고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이 2분기까지 좋을 것이라는 점에 비춰 외국인의 '바이 코스닥'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다만 "거래소 기업보다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닥 기업을 사들이는 외국계 중에는 중소형 펀드나 헤지펀드도 많다"며 "이들은 배당금을 노리고 중장기 투자하는 거래소시장의 연기금이나 중장기펀드와는 성향이 다른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에서 한꺼번에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손 연구원은 "유통시장은 물론 발행시장에서도 코스닥기업의 거품이 많이 빠져 실적호전 종목이 늘어났다"며 "외국인이 차익매물을 내놓기보다 우량주에 대한 지분율을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