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취임하자마자 '4백억원 횡령사고'라는 악재를 만나 이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가 관심이다. 물론 이번 사고는 우리카드가 우리은행과 합병하기 전에 터진 만큼 그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당장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고 금전적으로도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됐다. 또 금융감독원의 특검이 끝나면 관련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본점 부장과 지점장 인사를 앞둔 황 회장으로선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황 회장에게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내부통제의 허점 등 조직의 문제점이 일찍 드러나 그만큼 수술이 쉬워졌다는 지적이다. 금융계에서는 특히 황 회장이 감사 능력에 관한한 국내 최고로 정평이 난 삼성그룹 출신이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미 우리금융에 삼성식의 경영을 접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삼성그룹의 독보적인 감사시스템을 우리금융에 도입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옛 우리카드에 검사역 5명을 파견, 진상파악을 하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지주가 합병을 앞두고 자산실사를 하는 상황에서 사고가 터진 점을 집중 검사하고 있어 검사 결과 상당수 임직원의 문책이 예상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