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가 요란하게 돌아다니는 골프장은 문제가 있는 골프장이다.' 많은 골퍼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경험한 바로도 대체로 맞는 말인 것 같다. 앞뒤 팀이 밀리게 되면 예외 없이 진행요원이 탄 오토바이가 나타나 캐디를 재촉하고 쏜살같이 사라진다. 물론 고객들은 골프에 집중할 수 없고 특히 퍼팅할 땐 리듬이 깨지게 된다. 언젠가 너무 자주 오토바이가 나타나니까 한 동반자가 '이번에는 버디를 잡는 대신 저 오토바이를 잡겠다'고 한 일까지 있었다. 이런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은 무엇보다도 앞뒤 팀 간격을 너무 짧게 잡기 때문이다. 끼워넣기를 하거나 늑장 플레이어가 있어 전체 진행의 흐름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한 번 진행이 헝클어지면 아무리 오토바이가 재촉해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다 보면 '달리기와 기다림'을 반복해야 한다. 캐디의 재촉으로 허둥지둥 달려가면 이번에는 또 한없이 기다리게 된다. 이런 골프장은 무엇보다 '4차원 경영'의 개념을 빨리 받아들여야 한다. 4차원 경영이란 '고객의 시간'까지 고려한 경영이다. 고객은 좋은 품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저렴하게 공급받고 싶어 한다. 따라서 '고품질,저가격'은 2차원 경영이다. 여기에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맞춰 선택권을 넓혀주면 3차원 경영이 된다. 더 나아가 신속한 서비스,대기시간 단축,원하는 타이밍에 맞는 서비스 등 고객의 시간까지 배려한 것이 4차원 경영이다. 요즘 새로 개장되는 일부 골프장들은 이런 4차원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골프장들은 말로만 고객만족 경영을 내걸고 있고 4차원 경영과는 거리가 멀다. 툭하면 그린피를 올리고 있고 골프장 중심의 약관과 규정을 내세우는가 하면 고객의 시간보다는 운영자 측의 시간을 더 중시한다. 한마디로 고객만족 경영이 아니라 '배짱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골프장은 적고 고객은 많다!'라는 안이한 인식 때문이다. 이제 골퍼들은 중국 일본 동남아골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항공료를 포함해도 가격경쟁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오토바이가 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 골프장에서도 오토바이 경영은 사라져야 된다. 경영컨설턴트·경영학박사 yoonek18@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