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이 5일 자국민 4명의 참혹한 살해에 대해 수니파를 상대로 대규모 보복공격에 나서고 연합군에 대한 선동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급진 시아파에 대해서도 무력진압을 강행하면서 이라크 전후 상황이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이 이처럼 수니파와 시아파를 상대로 이중의 전선을 형성하면서 아랍권에서는 이라크내 내전 발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같은 사태에도 불구하고 6월 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주권이양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미군은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내 5개 지역에서 반미 성향의 시아파 성직자 지지자들과 미군간에 유혈충돌이 발생, 최소한 50명의 이라크인과 8명의 미군, 1명의 엘살바도르군이 숨지자 아파치헬기 등을 동원해 5일 시아파의 한 과격 무장단체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시아파와의 이번 충돌은 반미 성향의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고위 측근인 무스타파 알-야쿠비가 같은 시아파 라이벌 성직자를 살해한 혐의로 전날 체포되면서 촉발됐다. 알-사드르 추종자들은 4일에 이어 5일에도 사드르 시내 거리에 모여 "신은 단 하나며 미국은 알라의 적"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계속 벌였다. 이번 공격을 주도한 알 사드르의 추종세력인 `메흐디군' 민병대는 사드르 시내 5곳의 경찰서를 장악했으나 탱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선 미군에 의해 5일 오전 모두 축출됐다. 미군은 이 가운데 한 경찰서 주변에 5대의 무장 차량과 3대의 험비를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5일밤 바그다드시내에서 두 차례의 폭발음에 이어 중화기 소리가 10여분간 들렸으며 알-사드르시에서도 탱크 포격 및 기관총 소리에 이어 여러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AFP통신 기자들은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알-사드르에 대해 라이벌 성직자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영장집행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히고 있어 그의 체포가 시아파의 폭력사태에 불을 댕길 것이란 우려가 고죄되고 있다. 이와 관련, 덴 세너 미군대변인은 사드르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사실을 발표하면서 그에 대한 체포가 사전 경고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르는 현재 추종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남쪽 쿠파시(市)의 한 이슬람 사원에 머물고 있으며 그의 측근들이 인간방패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이라크 주둔 미국 해병은 또 미국 민간인 경호회사 직원 4명의 피살과 사체 훼손 사건이 발생한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시(市)에 대한 대규모 공격 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제임스 벤전트 중위는 "우리의 관심사는 명백하며 지금 쫓고 있는 자들을 잡길 원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우리는 총을 쏴대면서 그곳에 진입하길 원치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약 1천200명의 미 해병과 2개 이라크 치안대대 병력이 폭도들을 체포하기 위해 팔루자에 진입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지만 언제 팔루자 중심부에 진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치 않았다. 미군은 `단호한 결의(Vigilant Resolve)'로 명명된 이번 작전에 앞서 이날 오전부터 바그다드 서쪽 50km지점의 팔루자를 봉쇄했으며 증명서를 소지한 이라크인들의 통행만 허용하고 있다. 현지 AFP 기자는 미군이 팔루자내 거주지역 외곽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미군이 이번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미 해병 1명이 숨졌으며 팔루자 주민들은 미군 전투기가 팔루자의 한 주거지역을 폭격해 여러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같은 주장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군은 또 확성기를 동원, 주민들을 상대로 저녁 7시 부터 아침 6시까지 엄격한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팔루자 주민들은 미군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때문에 집밖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상점들은 문을 닫아 걸었다. 이와 함께 북쪽의 카르발라에서도 알-사드르의 추종세력이 공공건물을 탈취하기 위해 이라크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숨졌으며 나자프와 쿠파시 등에서도 시아파의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라크 남부 나파프와 디와니야에 주둔중인 스페인 군기지가 5일 이라크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을 받았으나 부상자나 큰 피해는 보고되고 않았다고 스페인 국방부가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부시 부시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샬럿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라크 주권이양 시기는 종전과 같다는 점을 확실히 한다"며 미국은 이라크에서의 현 진로를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대변인도 이번 사태로 이라크 주권이양계획이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포르투갈도 시아파의 폭력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주둔군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그다드.팔루자.런던.마드리드 AFP.AP=연합뉴스)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