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현대의 박진만과 삼성의 용병타자 트로이 오리어리가 나란히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으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우승팀 현대의 9번 타자로 나선 박진만은 5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4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3회말 상대 선발투수 조규수의 3구째를 끌어당겨 좌측 펜스를 넘기는 올해 마수걸이 1점홈런을 터뜨렸고 2-2로 맞선 4회에도 연타석 역전 좌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현대는 박진만의 홈런 2방과 용병 선발투수 마이크 피어리의 호투를 앞세워 한화를 4-3으로 꺾고 전날 개막전 패배를 되갚았다. 올해 `투수왕국' 현대 마운드에 합류한 피어리는 이날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삼진 5개를 솎아내며 6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막고 국내무대 첫 승 기쁨을 누렸다. 전날 고배를 마셨던 다른 팀들도 일제히 승전가를 부르며 주말 2연전에서 장군멍군을 이뤘고 초보 사령탑 양상문 롯데 감독과 김경문 두산 감독, 이순철 LG 감독은 취임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던 롯데는 선발 김장현의 6⅓이닝 3실점 호투와 타선의 활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삼성을 10-5로 제압했다.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귀국과 복귀 소동을 일으켰던 삼성 용병타자오리어리는 전날 마수걸이 홈런에 이어 이날도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슬러거로서의장타 실력을 뽐냈으나 팀 패배로 아쉬움이 남았다. 이밖에 두산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은 선발 게리 레스의 호투를 발판삼아 기아를 7-1로 따돌렸고 LG도 SK를 12-6으로 눌러 지난해 8월26일 현대전부터 이어왔던원정 16연패에서 벗어났다. 올해 LG 소방수로 영입된 진필중은 12-6으로 앞선 8회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이적 후 첫 세이브를 올렸다. ●잠실(두산 7-1 기아) 마운드의 힘에서 승부가 갈렸다. 기아는 1회초 2루타를 친 뒤 3루를 훔친 톱타자 이종범을 김종국의 땅볼로 불러들여 먼저 1점을 뽑았으나 두산은 공수교대 후 김동주의 우전안타로 1-1 균형을 맞추고 2회 전상열의 1타점 적시타와 최경환의 우월 3점홈런으로 5-1로 역전시켰다. 승리를 예감한 두산은 8회 연속 볼넷에 이어 홍성흔과 장원진의 연속안타로 2점을 보태 승리를 확정지었다. 게리 레스-정성훈-구자운으로 이어지는 두산 마운드가 4안타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은 반면 기아는 선발 강철민이 1⅓이닝을 5실점하며 무너진 게 아쉬웠다. ●대구(롯데 10-5 롯데) 롯데가 매서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삼성 마운드를 유린했다. 롯데는 2회초 김대익의 3루타와 최기문의 2루타로 2점을 뽑고 기선을 잡은 뒤 3회 안타 2개와 희생번트, 상대 실책을 묶어 2점을 추가, 4-0으로 도망갔다. 삼성은 4회 오리어리의 투런홈런으로 2점차로 추격했으나 5회 1점을 추가한 롯데는 6회 박기혁이 3점포를 날려 8-2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7회 오리어리의 연타석 솔로포 등으로 2점을 만회했으나 롯데는 7회 희생플라이로만 2점을 보태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수원(현대 4-3 한화) 박진만이 홈런쇼를 펼치며 승리의 선봉에 섰다. 0-2로 끌려가던 현대는 3회 박진만의 솔로포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고 연속 볼넷에 이은 이숭용의 중전안타로 2-2 동점을 만든 뒤 4회 박진만의 연타석 솔로아치로 전세를 뒤집었다. 현대는 7회 이숭용의 희생플라이로 4-2로 달아난 뒤 8회 1점을 내줬으나 2사 1루에서 등판한 마무리 조용준이 1⅓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문학(LG 12-6 SK) LG가 소총부대를 앞세워 홈런 3방으로 맞선 SK를 울렸다. 2점을 먼저 내준 LG는 3회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상대선발 이승호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뽑은 뒤 4회 타자일순하며 5안타와 2볼넷을 묶어 대거 5득점, 6-2로 점수차를 벌렸다. LG는 5회 2점, 8회 1점에 이어 9회에도 착실히 득점했고 SK는 정경배(4회)와 이진영(5회), 박경완(8회)이 솔로홈런 한방씩을 터뜨렸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서울.수원.대구=연합뉴스) 이동칠.강건택기자 chil8811@yna.co.kr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