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뿐 아니라 미국 독일 등 다른 주요국들도 수출전선에서 '중국 시장 편승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유로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년보다 48.4% 급증한 2백44억달러에 달했다. 미국도 지난해 대중국 수출이 3백39억달러로 전년 대비 24.4%나 늘어났다. 중국에 인접해 있는 국가들의 수출 증가율은 더욱 두드러진다. 말레이시아는 50.6%(수출액 1백40억달러), 싱가포르는 48.7%(1백5억달러), 북한도 38.7%(10억2천만달러)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일본도 '중국 효과'를 누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7백42억달러로 전년 대비 38.7% 늘었다. 문제는 중국의 이같은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 중간재 생산 기업들의 이전으로 중국은 각종 부품과 완성품을 자체 생산하는 쪽으로 경제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중간재를 중국 현지에서 조달한 비중은 1999년 34.8%에 불과했으나 2002년 47%로 늘어났다. 현지 부품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는 기계설비 투자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현지 생산체제가 마무리되고 나면 주요 국가들의 수출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석유화학 반도체 철강 등 주요 업종의 중국 내 대규모 투자가 2005년 말 마무리되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중국 정부는 2005년 말까지 반도체 자급목표를 30%, 에틸렌은 60%, 철강은 95%로 잡고 있다. 중국의 수입대체 산업이 커질수록 한국 등 수출국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