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통적인 백색우유에서부터 여러가지 맛으로 개발된 가공우유, 특정 기능이 첨가된 강화우유 등 종류 구분없이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전체 우유시장은 1조4천억원대. 2002년에 비해 5% 늘었다. 불황 등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우유시장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흰 우유는 6천8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2002년 대비 3%대의 신장을 기록했다. 고급 기능성 강화우유가 2.2% 감소한 2천9백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비하면 그야말로 괜찮은 성적이다. 이들에 비하면 가공우유의 실적은 놀랄 정도다. 2002년 3천9백억원이었던 시장이 2003년에는 23% 신장한 4천8백억원으로 커졌다. 우유시장에서의 매출 비중도 27.6%에서 31.8%로 끌어올렸다. 우유시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주도 품목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는 검은 콩 우유의 등장과 함께 곡물우유가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된 것과 바나나우유와 딸기우유 등 정통소재 우유들의 마케팅이 강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곡물 우유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검은 콩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았던 유업체들이 가공우유 시장의 팽창과 더불어 대표선수를 교체하면서 시장을 분할하기 시작했다. 올해 트렌드는 회사마다 검증된 영양성분과 기능을 강조하고 있어 우유시장의 웰빙 바람은 더욱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가공우유 업체인 빙그레는 지난 2월 '내 몸 사랑 발아현미 우유'를 출시했다. 현미에 1㎜ 정도 싹을 틔운 1백% 국산 '발아현미'를 주원료로 사용했다. 식이섬유와 미네랄 등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고소한 발아현미의 맛이 살아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빙그레는 햇반 발아현미 밥을 출시하고 있는 CJ와 공동으로 발아현미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차도 한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어 피부미용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녹차가 본격적으로 우유와 접목되기 시작한 것. 롯데햄우유는 지난 1월부터 녹차가 들어있는 우유를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와 남양유업도 각각 녹차두유와 티오레 등 녹차성분의 가공우유를 판매하고 있다. 비락우유도 녹색우유 크로렐라를 출시하였다. 건강보조식품으로 잘 알려진 녹조류 크로렐라는 단백질, 식이 섬유 등 영양소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나나와 딸기와 같은 정통 가공우유 시장에서도 분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빙그레가 바나나맛 우유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은 과즙가공우유 시장 정착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백색우유는 전통적인 제품으로 꾸준한 인기를 받고 있다.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은 전통브랜드를 앞세워 국민건강을 선도하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