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1999년 '대우 사태' 이후 업계 수위의 자리를 내줬지만,최근 눈에 띄는 약진을 하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인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부문이 달라진 대우의 선두주자다. 신상품인 일임형 랩 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의 지난 26일 현재 판매액은 5천억원을 넘어 업계 2위다. 특히 최근에는 하루 1백억원어치 이상을 팔며 경쟁사의 판매고를 훨씬 앞지른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다 이달 초 건설교통부의 주택기금 운용사로 선정돼 올해 2조원 이상의 자금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대우증권은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박펀드의 주간사 증권사를 맡아 선박금융 시장을 선점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4,25일 이틀간 일반공모된 '동북아1호 선박투자회사' 펀드는 8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유사상품인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의 경쟁률이 평균 3 대 1에 못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말했다. 또 예금보험공사의 하나은행 지분 매각에 외국계 증권사와 공동주간사로 선정된 데 이어 1조5천억원 규모의 삼성카드 증자에 단독 주간사로 참여,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가 측면에선 M&A(인수·합병) 기대감이 호재다. 현재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보유지분 39%가 매물로 나와 있다. 김지산 한화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증권주는 M&A 테마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호전도 예상된다. 대우증권은 지난 2002사업연도(2002년 4월∼2003년 3월)에는 6백4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2003사업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는 1천5백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자신하고 있다. 때문에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도 '대우증권을 다시 보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화증권은 최근 대우증권의 목표주가를 6천2백원으로 제시했다. 26일 종가(4천6백원)보다 34%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수익증권 환매소송은 아직까지 변수로 남아 있다. 작년말 현재 대우증권에 걸려 있는 수익증권 환매소송 금액은 모두 6천12억원에 달한다. 일단 1심판결에선 손실액이 1천3백26억원에 그쳤고 이 금액은 전액 손실처리가 끝났다. 하지만 2심이 진행 중이어서 손실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