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는 안깎아주나요." "포장도 안뜯었는데 가져가시고 다시 계약하면 안되나요." 갑작스러운 특소세 인하가 가전 유통업체와 소비자에게 '특수' 대신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가 지난 23일 특소세 인하를 발표한 이후 각 전자전문점들에는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문의하는 사람들은 특소세 인하 발표 직전에 프로젝션TV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이 대부분. 그러나 업체들은 곤혹스럽다. "24일 이전에 이미 배달됐다면 특소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게 가전 유통업체들의 공통된 방침이지만 그렇다고 고객을 매몰차게 대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모 업체 관계자는 "중요한 고객일 경우 점장 재량에 따라 환불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유통업체 내부에서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사전에 통보를 받지 못했던 전자 전문점들은 제조업체와 부랴부랴 가격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다. 국세청은 이번에 특소세를 인하하면서 유통업체 재고품에 대해서는 나중에 세금을 환급해 준다는 지침을 밝혔다. 그러나 테크노마트의 한 상인은 "특소세를 전부 환급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 판매가격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특소세 인하 이틀째인 25일 하이마트 등 대형 전자 유통상가들은 기대와 달리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할인폭이 작아서 인지 방문 고객 수에 큰 변화가 없다"면서 "특수를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송주희 기자 y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