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 '삼성전자 착시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수출 설비투자 증시 등 모든 경제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절대적 우위를 누려,이 회사의 실적에 따라 국내 경제통계가 흔들리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의 유의성이 떨어지며 경기의 '체감'현상이 크게 느껴지는 것도 삼성전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설비투자 규모가 단적인 예다.


2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기업 설비투자금액은 총 6조4천2백억원.이중 삼성전자의 투자액은 75%가 넘는 4조8천3백억원에 달한다.


2002년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비중이 68%인 점을 감안하면 7%포인트가 급증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확대하면 '플러스',줄이면 '마이너스'로 통계가 잡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수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한국기업은 1백93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작년 2월보다는 무려 45% 급증,월간기준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하지만 수출 1등공신의 대부분은 삼성전자 제품이다.


수출 상위 10개 종목 중 자동차와 화물선을 빼면 LCD 컴퓨터부품 집적회로 등 대부분이 삼성의 주력제품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수출비중은 2001년 10.9%에서 2003년에는 14.8%로 확대됐으며,올해는 15%를 훨씬 웃돌 전망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IT팀장은 "삼성전자의 2월 중 반도체 및 휴대전화 수출규모가 전월 대비 각각 84%,50%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여타 기업들의 수출증가율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업이익 규모의 경우 올들어 매월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히 천문학적 수치다.


LG투자증권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조2백50억원.주요 2백개 상장기업의 순이익 추정치인 13조2천76억원의 30%에 달한다.


'어닝서프라이즈'라는 말을 무색케 하는 결과다.


증시의 경우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대세 상승장을 기대할수 없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김극수 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에 따라 무역수지가 달라진지는 오래됐다"며 "삼성전자로 인해 각종 경제통계가 유의미성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