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신용카드 연체율이 사상 최고에 달하는 등 신용불량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은행협회는 23일 지난해 4분기 신용카드 연체율이 4.43%로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작년 3분기(4.09%)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미 경제가 회복되고는 있으나,일자리는 거의 늘지 않음에 따라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협회는 그러나 자동차구매 대출금을 비롯한 다른 형태의 소비자대출 연체율은 1.89%로 199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협회의 제임스 체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다른 대출금의 연체율이 감소하는데도 신용카드 연체가 증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은 고용회복 없는 경제여건 개선이 신용카드에 의존하는 구직자들에게는 아무런 효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8백20만명의 실업자들이 평균 20주 동안 일거리 없이 지내는 등 미국의 고용사정은 거의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