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실시된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 박근혜(朴槿惠)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차지, 결선투표 없이 당대표에 선출된 것은 당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당원들의 바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표는 전날 전국의 성인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9.75%를 득표했고, 이날 실시된 대의원 투표에선 총유효투표수 2천522명중 1천359표를 얻어 53.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를 각각 절반씩 적용해 환산한 종합득표에서는 2천614표, 51.8%를 획득했다. 5명의 후보가 난립해 당초 2차 결선투표에서 대표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예측은 빗나갔다. 박 대표는 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에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 가운데 특히 고향인 대구.경북(TK) 지역과 충청권, 개혁성향의 국민 및 대의원들의 전폭적인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 대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부각됐던 홍사덕(洪思德)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21.95%(553표), 대의원 투표에서 900표(35.7%)를 얻는 데 그쳐 합산결과 1천453표, 28.8% 득표에 그쳤다. 이는 홍 후보가 당서열 2인자인 원내총무로서 국회에서 서청원(徐淸源) 의원 석방결의안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안을 주도한 데 대한 `심판'으로 해석된다. 홍 후보측은 지금까지 여론의 후폭풍에도 불구, 탄핵안 처리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에게 다소 뒤지더라도 당원들로 구성된 대의원 투표에서는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홍 후보는 대의원투표에서도 35.7% 득표에 그쳤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탄핵을 주도했던 홍 후보(21.95%)는 `탄핵철회'를 내세운 김문수 후보(19.75%)에게 2.2%라는 간발의 차로 앞서는데 머물렀다.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냈고 탄핵철회를 주장한 김문수 후보는 여론조사에서는 홍후보를 바짝 뒤쫓았으나 대의원 투표에서는 4.3%인 109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는탄핵정국에 대한 일반국민과 한나라당 당원들간의 인식의 온도차를 단적으로 드러낸것으로 해석된다. 박 진(朴 振), 권오을(權五乙) 후보는 여론조사와 대의원 투표를 종합한 결과각각 4.2%, 3.2% 득표에 머물렀는데, 박근혜-홍사덕 양강구도로 선거전이 진행되면서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