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의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각각 3.1%와 1.8%에 그쳐 외환 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를 모두 합한 실질 최종 소비 지출은 0.5%가 줄었고 특히가계 소비는 감소 폭이 훨씬 더 커 1.5%에 달했다. 건설투자는 호조를 보였으나 설비투자가 감소해 향후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게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GDP디플레이터를 분석한 결과 내수 상품 가격 상승이 수출품 가격과 원/달러 환율의 하락보다 우리 경제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GNI 증가율 둔화..교역 악화가 원인= 2003년 실질 GNI 증가율이 1.8%로외환 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문 것은 반도체 및 통신기기, 컴퓨터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은 하락한 반면 원유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은 상승함에 따라 교역 조건이 2002년보다 2.6% 악화됐기 때문이다. 연도별 실질 GNI 증가율은 97년 2.6%, 98년 -8.3%, 99년 9.4%, 2000년 5.5%, 2001년 2.8%, 2002년 7.0% 등이다. ◆소비 지출 감소세 반전= 실질 최종 소비 지출이 2002년의 7.6% 증가에서 지난해에는 0.5% 감소로 반전됐다. 특히 민간 소비는 승용차, 가전제품 등 주요 내구재소비 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다 의류, 신발, 음식료품 등의 소비도 전반적으로위축되며 1.4%가 줄어 2002년의 2002년의 7.9% 증가와 좋은 대조를 보였다. 가계 소비는 7.9% 증가에서 1.5% 감소로 돌아섰고 정부 소비 지출은 물건비 중심으로 3.7%가 증가했으나 2002년의 6.0%에는 크게 못미쳤다. 이에 따라 최종 수요에 대한 내수의 성장 기여율은 2002년의 57.3%에서 1.8%로크게 낮아진 반면 수출의 성장 기여율은 42.7%에서 98.2%로 크게 높아졌다. ◆설비투자 감소세= 작년에는 일반기계와 정밀기계, 선박, 항공기 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통신기기, 컴퓨터 등 전기전자기기, 버스, 트럭 등에 대한 투자가 크게줄어드는 바람에 설비투자가 1.5% 감소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투자도 철도, 항만, 공항 등 교통시설 투자는 늘어났지만 전력 및 통신시설 투자가 부진해 역시 1.5%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7.6%가 늘었고 특히 상업용 및 주거용 건물건설투자는 14.4%가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경제 규모 및 1인당 국민소득= 지난해의 명목 국민총생산(GDP)은 721조원으로전년보다 5.4%가 증가했고 달러화 기준으로는 원화의 대미(對美) 달러 환율이 연 평균 4.7% 하락한 덕분에 10.7%가 늘어난 6천5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천507만원으로 2002년의 1천438만원에 비해 4.8%가 증가했고 달러 기준으로는 1만1천493달러에서 1만2천646달러로 10.0%가 증가했다. 이와 함께 GDP디플레이터는 수출품 가격 및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 및 서비스 가격 등 내수 상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전년보다 2.3%가 상승했다. ◆총저축 증가율이 총투자 증가율 앞질러= 작년의 총저축률은 32.6%로 2002년보다 1.3% 포인트가 상승했고 국내총투자율은 29.5%로 0.4% 포인트가 올랐다. 이에 따라 투자재원 자립도도 107.3%에서 110.6%로 3.3% 포인트가 상승했다. 총저축률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전년대비 5.3% 증가했으나 명목 최종 소비 지출은 전년대비 3.2% 증가에 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