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간질환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인 C형 간염 치료제가 잇따라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한국로슈가 이달부터 C형 간염치료제 '페가시스'의 국내 시판에 들어갔으며 유한양행이 오는 5월 쉐링푸라우의 '페그인트론(PEG-INTRON)'을 들여와 국내 판매에 나선다. 새로운 C형 간염치료제에 대해 알아본다. ◆C형 간염 만성화율은 70∼80%로 높다=B형 간염의 경우 백신 예방접종이 일반화돼 감염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이나 C형 간염은 그렇지 못하다. C형 간염 감염자는 세계 인구의 1∼3% 정도며 한국은 인구의 1% 정도가 감염자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C형 간염바이러스가 지난 89년에 처음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만성간염 환자 중 B형이 많지만,미국 유럽 등에서는 C형이 더 많다. C형 간염의 만성화율은 70∼8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지금까지는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병합한 요법이 최상의 치료법이었으나 주3회 1년간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다 두통 몸살 등 부작용이 나타남에 따라 다국적 제약사들이 새로운 약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그 첫 성과물이 바로 페그인트론과 페가시스다. ◆페그인트론=영국 제약회사 쉐링푸라우사가 개발한 C형 간염 치료제다. 페그인트론은 인터페론에 페그란 고분자 화합물을 부착,혈중에서 인터페론의 활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만들어 준다. 따라서 주1회 주사를 맞으면 된다. 페그인트론은 환자의 체중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 부작용과 재발률을 줄일 수 있으며 치료 효과도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임상 결과도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을 리바비린과 병용해 C형 간염을 치료한 결과 C형 간염환자 10명 가운데 5∼9명이 치료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쉐링푸라우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가 주사할 수 있는 펜타입(Pen Type) 제품을 승인받았기 때문에 국내 만성 환자들도 내년부터 펜타입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페가시스=스위스 제약회사 로슈가 개발한 C형 간염 치료제다. 페가시스는 치료 성공률이 높으며,1주일에 한차례 투여하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또한 인터페론 등 기존 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 8월 스위스에서 첫 시판 허가를 받은 페가시스는 현재 미국 등 세계 80여개국에서 만성 C형 간염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C형 간염은 80%가 만성 간질환으로 발전하고 간암의 원인이 된다"며 "그러나 B형 간염과 달리 6∼12개월만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어 페가시스 시판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