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 거래관계인 현대자동차 그룹의 거래 중단과 사무실 이전요구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그룹은 최근 현대종합상사에 현재 사용 중인 서울 계동사옥 2,3층을 계약만료가 되는 7월 말까지 비워달라고 통보했다. 현대차측이 사무실 이전을 요구하면서 내세우는 표면적인 이유는 내달 1일 현대해상의 사옥이전에 따라 계동사옥 6∼8층으로 입주하는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부와 로템의 사무공간이 좁다는 것. 게다가 현대차 INI스틸 하이스코 등 현대차 계열사들은 현대상사와의 거래도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계열사와의 거래 규모는 수출입 대행과 특수지역 영업 등 현대종합상사 수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상사는 당장 3백명 가까운 인력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을 구하기도 어려운 데다 가뜩이나 수익모델의 부재에 시달리는 상황이어서 현대차의 요구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주총에서 사장교체가 예정돼 있는 등 사내 분위기마저 어수선한 상황이어서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된 데다 지난해 감자(減資·자본금 감소)와 채권단의 출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자본금의 절반 이상이 잠식된 현대상사로서는 사면초가인 셈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