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등 국내 경기예측기관들이 올해 주요 거시경제 전망치를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록적인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와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넘어설 조짐인데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소비자물가도 기존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가장 크게 빗나가고 있는 거시경제 지표는 경상수지 흑자. 국내 예측기관들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24억∼74억달러 정도로 예측했지만 실제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 1∼2월중 이미 5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수출 호조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백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출이 기록적인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조동철 KDI 거시경제팀장은 "당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3%로 전망했으나 수출이 예상밖의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상향조정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예측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 전망치(5.8%)를 내놓았던 금융연구원도 "돌발 변수만 없다면 올 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2분기(4∼6월) 이후에도 고공행진을 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미 내부적으로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당초 전망치(2.9%)보다 높은 3.2∼3.5% 수준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그러나 "탄핵과 총선 등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정치적 변수가 많아 섣불리 전망치를 수정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국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올 성장률이 3%대를 밑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