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해 제주도에 정착한 30대 여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백부를 만났다. 18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딸(8)과 함께 북한을 탈출,2년 먼저 탈북한 남편과 함께 서귀포에 살고 있는 이성자씨(39·가명)는 지난 15일 서귀포시내 한 음식점에서 난생 처음으로 백부 이주승씨(72)를 만났다. 이들 가족이 그동안 남과 북에서 생사조차 모른 채 살게 된 것은 이주승씨와 형(작고)이 한국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당시 14세 막내였던 성자씨의 부친만 고향 함경북도에 남겨놓고 월남하면서부터다. 성자씨는 "5년 전 북한에서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생전에 그리워하며 입버릇처럼 말했던 남한의 가족을 대신 만나라고 탈북의 온갖 역경을 이겨내도록 도와준 것 같다"며 흐느꼈다. 백부 이씨는 "'금방 고향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던 막내와의 언약이 영원히 지키지 못할 이별의 약속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꿈같이 만난 조카 가족과 서울에서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상봉은 성자씨를 보호 관리하던 경찰이 경찰전산망과 읍.면.동사무소를 조회한 끝에 이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