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금리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지난 주말의 충격에서 벗어나 제 자리를 되찾고 있다. 15일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내내 내림세를 보였다. 종가는 지난 12일 상승폭(11원80전)의 절반가량인 5원50전 내린 1천1백75원30전. 지난 주말 미국 뉴욕시장에서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이 폭등하지 않고 1천1백80원선에서 안정세를 유지, 원ㆍ달러 현물 환율이 탄핵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됐다. 하종수 외환은행 차장은 "탄핵 정국이 환율 상승을 촉발시키기는 했지만 큰 요인은 아니었다"며 "앞으로 환율은 전체적인 달러 수급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형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도 "환율이 하락세로 반전된 것은 엔ㆍ달러 환율과 수출대금, 외국인 주식자금 등 시장의 수급 상황에 따른 것으로 탄핵 충격이 희석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이라는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서울 외환시장에는 단기적으로 달러화 수요가 공급에 비해 많은 상태여서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외국인에 대한 국내 기업의 배당 송금액이 30억∼40억달러에 달하는 등 달러 수요가 많아 조만간 원ㆍ달러 환율이 1천2백원선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가 위험도를 재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도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 주말 홍콩시장에서 0.75%포인트까지 올랐던 외평채 가산금리(10년물)는 이날 장 초반부터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영균 한은 국제국장은 "외국인들은 탄핵 사태를 일시적인 정치 쇼크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이 국내 시장을 흔드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금리는 당초 우려와 달리 오히려 장중 내내 하락세를 보이다 장 막판 보합으로 마감됐다. 금성원 우리은행 신탁팀 과장은 "탄핵으로 국가 위험도가 높아진다면 채권금리가 상승세(채권가격 하락)를 보여야 정상"이라며 "그만큼 탄핵이라는 돌발 변수가 큰 영향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