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멀티캡이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지책의 하나로 '황금 낙하산 조항'을 도입키로 했다. 현대멀티캡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현 대표이사가 자발적 사임이 아닌 다른 사유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30억원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을 신설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증권가에서 '황금 낙하산'(Golden Parachute)으로 불리는 이 조치는 임원 등을 해임할 때 거액의 퇴직금을 주도록 하거나 주식을 싼 값에 사들일 수 있게 정관에 명시해 적대적 M&A를 어렵게 만드는 경영권 보호기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 대표의 지분이 8.2%인데 앞으로 자본잠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지분이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적대적 M&A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경영정상화에만 전념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3년도 내부결산 결과 자본이 완전잠식돼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돼있다. 오는 30일까지 자본잠식률을 50%미만으로 낮추지 못하면 등록이 취소된다. 회사측은 제3자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거래소 상장사인 진흥기업도 오는 19일 주총에서 '황금낙하산' 조항을 도입키로 했다. 코스닥등록업체인 케이디씨는 22일 열리는 주총에서 적대적 M&A나 합병으로 이사회를 교체할 경우 출석주주 90%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키로 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