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일 경우 보유목적을 신고토록 한 조항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최근 외국계 회사들이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지만,기재한 보유목적과는 달리 대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또 매수하면서 밝힌 보유목적 자체가 불성실한 것으로 파악돼 투자자들에게 혼돈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르웨이 해운업체인 골라LNG는 지난 9일 대한해운 지분변동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대한해운 지분율을 9.94%에서 14.64%로 높였으며 보유목적은 '투자목적'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하지만 대한해운측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회사측은 10일 "골라LNG의 지분확대 목적이 무엇인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라 하더라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해운측은 골라LNG의 지분율이 15%에 육박하기 때문에 '투자목적'이라는 지분보유 목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는 소버린측의 대량지분보유신고서상의 보유목적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있다. '수익창출'이라고 적어놓았지만 사실상 경영참가 행위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SK측은 "이사후보를 추천하고 위임장까지 받는 것이 경영참가 행위가 아니면 무엇이냐"며 "지분보유 목적을 수익창출에서 경영참가로 바꾸지 않는다면 지분보유신고서가 잘못 작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