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지정과 상장폐지 우려로 조흥은행이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부기관이 상장폐지와 관련된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대량매도했다는 소문도 돌면서 개운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전날 하한가까지 떨어진데 이어 이날에도 12.66% 급락한 3천원에 마감됐다.


이틀간 25%의 하락률이다.


주가폭락은 지난 9일 증권사들이 일제히 "주식분산 미달로 3월말 관리종목에 편입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게 발단이었다.


조흥은행 지분은 신한지주가 81.15%를 갖고 있고 나머지 18.85%를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현행 상장규정에 따르면 신한지주(대주주) 지분이 이달말까지 80%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조흥은행은 3월31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또 1년의 유예기간 중 지분분산이 안되면 2005년 4월1일 강제 상장폐지된다.


애널리스트들은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투자제한으로 수급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실적둔화,자산건전성 악화,자산가치대비 고평가된 주가수준 등도 악재로 제시했다.


신한지주는 "올 하반기 공개매수를 통해 소액주주 지분을 모두 매입하거나 강제 상장폐지되는 내년 4월까지 기다리는 방법 등을 통해 조흥은행을 상장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주가폭락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국민연금 등 상당수 기관들은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1천2백만주 가량 순매도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신한지주가 증권사를 동원해 조흥은행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상장폐지를 위해 소액주주 주식을 공개매수해야 할 신한지주로선 조흥은행 주가가 하락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 매수가격에 대한 별도 기준은 없지만 시장가격이 낮으면 매수가격도 자연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측은 "상장폐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면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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