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의 생산거점이 국내로 유턴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카메라,액정 TV 등 고부가가치 첨단제품에 대한 시장 선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소재 및 부품 조달과 관련된 생산 거점을 한곳으로 모아 비용 절감과 납기 단축 등의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1년간 1천㎡ 이상의 공장 용지를 취득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취득건수는 총 1천20건으로 2002년에 비해 20% 급증했다. 취득 면적도 40% 늘어난 약 1천2백만㎡. 이는 일본 기업들의 국내 공장 신설이 2002년 바닥을 찍은 후 점차 증가세로 반전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공장 신설은 전자,전기,정밀 기계 관련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으며,이들 업종 관련 기업의 취득건수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고도의 가공 및 조립기술이 요구되는 첨단 제품의 특성상 고품질을 유지하고 기술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전후방 생산 시설을 일본 국내에 집약시키기 위한 포석에 따른 것으로 관측됐다. 실례로 지난 1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샤프의 미에현 가메야마시 액정TV 공장은 주변에 컬러 필터,편광필름 공장 등 기간 부품 메이커들의 핵심 생산시설을 함께 포진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 캐논은 규슈 오이타시에 대규모 디지털 카메라 공장을,마쓰시타 전기는 도야마현 우오츠시에 DVD(디지털 다용도 디스크)용 집적회로 신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해외로부터의 주문 급증에 따라 국내 공장 신설을 서두르는 사례도 속출,미쓰비시전기의 경우 자동차용 엔진시동 부품의 공장 부지를 최근 효고현으로부터 취득했다. 이와 관련,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생산 거점 해외 이전으로 제조업 공동화에 시달렸던 일본 산업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건비 등 생산 코스트가 낮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은 노동 집약형 저부가가치 제품의 공급 기지로 활용하는 한편 일본 국내는 첨단 부품 및 완제품의 생산 거점으로 재편될 것이란 설명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