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개통은 국내 항공사에 호재일까,악재일까.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항공사가 승객을 고속철도에 빼앗겨 타격받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적자 운영해온 국내 노선을 줄여 수익개선 효과를 톡톡히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최근 IR에서 "고속철이 개통되면 국내선 운항횟수를 줄이고 임차기간이 끝난 항공기 5대를 반납해 올해에만 1백50억원의 손익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김포∼제주구간의 편도요금은 7만1천9백원으로 비행거리(5백㎞대)가 비슷한 제주∼후쿠오카 노선 18만원의 40%에 불과하다. 이같은 요금체계 때문에 국적 항공사들은 국내선의 경우 "뜨면 뜰수록 적자"라고 주장해 왔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국내선에서 각각 1천4백억원과 7백5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고속철 개통에 맞춰 국내선 운항횟수를 현재 하루 33편에서 17편으로 절반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도 서울∼대구노선 운항횟수를 9편에서 2편으로, 서울∼광주노선은 6편에서 2편으로 줄인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