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습니다. 다만 노래와 병행하다 보니 쉽지 않았을 뿐이죠. 앞으론 연기자 박지윤으로 불리고 싶습니다." 가수이자 탤런트로 활동해 온 박지윤(22)이 8일부터 SBS에서 방영될 새 월화드라마 '2004 인간시장'의 여주인공 오다혜 역을 맡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친다. 주인공 장총찬(김상경 분)의 여자친구로 등장하는 오다혜는 인터넷 신문기자로 적극적이고 고집이 강하지만 현실과 적당히 타협할 줄 아는 현명함도 가진 인물이다. "원래 제 성격은 숫기가 좀 없는 편이에요. 속에 있는 걸 직설적으로 잘 표현하지도 못하고요. 하지만 극중 다혜 역을 위해 요즘 스스로 성격 변화를 시도 중입니다." '성인식' '하늘빛 꿈' 등을 부른 가수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박지윤의 연예계 데뷔는 94년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출발은 연기자인 셈이다. 이어 99년엔 납량특집극 '고스트'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당시엔 연기가 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주어진 상황에 맞춰 연기했을 뿐이라는게 박씨의 솔직한 고백이다. 연기와 노래중 어떤게 더 힘든지 물어 봤다. "물론 어느쪽도 쉽지 않아요. 단지 노래는 가끔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3∼4분이라는 정해진 시간 내에 준비한 모든 것을 무대 위에서 발산해 버리고 내려올 때 특히 그런 생각이 많이 들지요. 하지만 연기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다른 사람의 삶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인간시장'은 소설가 김홍신의 베스트셀러로 지난 87년 MBC에서 제작ㆍ방영돼 당시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쳐 소위 '악한'들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주인공 장총찬의 활약에 시청자들은 시원한 대리만족을 느꼈던 것. 최근 시청률 50%를 넘으며 안방극장을 평정한 MBC의 '대장금'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것과 관련해 박씨는 "연출자와 연기자 모두 최선을 다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