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을 쓰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헬무트 콜(73) 전 독일총리가 결국 자서전을 펴냈다. 독일 최장수 총리(1982-1998년)를 역임한 콜 전 총리는 지난 99년말 불거진 기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정치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으며 2002년 공식적인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후 침묵을 지켜왔다. 그 동안의 침묵을 깨고 자서전을 출간한 콜 전 총리는 4일 역사적 기록을 바로잡기 위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콜 전 총리는 자서전 출간에 관해 기자들에게 내가 산 동시대를 기록한 다른 자서전과 비망록들이 광범위한 역사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 자서전을 쓰도록 마음을 바꾸게 했다고 밝혔다. 콜 전총리는 2부작 자서전 중 전편인 '비망록 1930-1982'라는 684쪽 분량의 자서전을 펴내면서 "나는 그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 나는 거기에 있었으나 실제 내용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 2부를 펴낼 때까지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정치적 의혹들에 대해 침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콜 전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200만마르크(130만달러)의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으나 비자금 공여자의 신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콜 전 총리는 "나는 비자금 문제에 대해 쓸 것이다. 특히 이와 관련된 인물들에대해 명확한 대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콜 전 총리의 자서전 2부는 총리 재임 시절 16년간의 기록과 독일 통일 과정의비사를 소개하고 아울러 지난 98년 총선 패배 이후의 행로에 대해서도 기술할 것으로 알려졌다. 콜 전 총리는 자신의 자서전을 자살한 부인 한네로레 콜 여사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 자서전을 쓰도록 항상 격려해준 아내에게 아주 특별한 감사를바친다"고 말했다. 한네로레 여사는 불치병인 햇빛 알레르기로 시달려오다 지난 2001년 자살했다. (베를린 A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