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기업] (주)파버나인‥알루미늄 아노다이징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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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맞습니까"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 내에 위치한 (주)파버나인(대표 이제훈
www.pavonine.net) 공장 내부를 둘러본 사람이라면 어김없이 이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3,000여 평의 대지에 연면적 2,000평 규모의 대형 공장에서는 알루미늄을 이용한 초정밀 전자부품과 벽걸이 TV 프레임, 스탠드 등이 인공지능 자동화 설비인 아노다이징(Anodizing·금속표면을 산화시켜 부식을 방지하는 알루미늄 도금 공법) 시스템에 의해 척척 제작되고 있다.
130여명의 직원들은 사무실과 공장에서, 그리고 영업 일선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 LG산전, 그리고 일본 야스가와 전기, 타이테크 등 국내외 거래선에 납품할 제품들을 생산하고 판매하는데 여념이 없다. 지난해 말부터는 미국 톰슨 멀티미디어로부터도 '러브 콜'을 받아 제품을 납품한다. 이는 국내 대부분의 업체가 수동식 또는 반자동 설비인데 반해 파버나인의 아노다이징은 전 공정이 컴퓨터로 제어되는 자동화 시설이라는 이점 때문이다.
색상이 달라도 연속작업이 가능하고 균일한 색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한 몫 했다.
파버나인은 아노다이징 라인과 연속 칼라작업이 가능한 소량 다품종 생산체제를 갖추는데만 무려 25억 원을 비롯해 공장매입 등에 모두 100억 원을 투입했다. 중견 기업도 엄두를 내기 힘든 워낙 고가의 자동화 설비인데다 당시 파버나인 총매출액을 넘어서는 규모라는 점에 사람들은 두 번 놀라게 된다. 생산, 조립설비의 자동화는 이상적이고 효율적인 비용구조 구축으로 이어졌다. 2002년 98억 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201억 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이처럼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은 창업이래 고성장을 지속하다가 2001년 10% 성장으로 주춤 했을 때 인건비가 비싸고 제조 여건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 제조업체를 보고 얻은 결론이다. 명품 브랜드로 기술과 품질이 경쟁력이라는 점에 착안해 디자이너가 요구하는 감성 품질을 구현키 위해 기술과 설비를 보유한 회사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이제훈 대표의 지론이다.
파버나인의 주요 생산품은 PDP나 프로젝션형 TV의 외장 프레임과 컴퓨터용 스탠드,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 중계기 케이스 등이다.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대형 프로젝션 TV의 프레임은 대부분 이 회사의 손을 거친 것이다.
미국 등 세계경제의 침체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중국은 이제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신흥시장)'으로 남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업들이 시설투자는커녕 생산기지를 앞다퉈 중국으로 옮기는 상황에서 기술 개발에 파격적인 비용을 투입한 이 대표는 "기술력은 강화하지 않고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해 인건비를 줄여보겠다는 생각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저가의 중국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한 발 앞선 기술과 품질로 승부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국내외 가전업체들이 벽걸이 TV, 대형냉장고 등 고급 가전을 출시하면서 여기에 맞는 고품질의 알루미늄 케이스 수요가 새로이 창출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도금업도 명품브랜드에 맞는 품질력을 인정받는 업체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업체와의 보유기술 수준을 감안, 약 10년 정도의 투자효과를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알루미늄 표면 처리분야 가공기술에 대한 품질이 불안정 하던 1989년 5월 이 부문의 선진국과 겨루어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맨손으로 뛰어들었다.
밤낮 없이 연구개발에 매달린 결과 지난 97년 중소기업청 선정 기술우수업체로 선정된 데 이어 2001년 ISO 9002 인증 획득, 2003년에는 INNO-BIZ 기업으로 선정되며 알루미늄 표면 처리분야에 뛰어든 결실을 속속 맺었다. 파버나인은 지난달 12일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서 열린 우수협력회사상 수여식에서 품질혁신부문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거래 3년만에 불량율 많은 외관부품업체로 얻기 어려운 결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지난 2002년 아노다이징 라인을 갖추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돌입했을 때 동종 업계에서는 다들 무모하다고 말렸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경쟁, 한국의 제조업이 갖는 애로사항을 극복키 위해서는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품질을 갖추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생존전략이었습니다. 이제 기술과 품질에서 승부한 결과가 나온만큼 사원과 비젼을 공유하면서 더 높은 시장을 향하여 뛰겠습니다" 이 대표는 올해를 성장 원년으로 삼고 해외 선진시장을 적극 개척할 예정이다. (032) 814-6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