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를 매각했거나 매각이 예정된 은행주 주가가 동반 급등하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거래소시장에서 신한지주는 5.09% 급등한 2만2천7백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도 3.59% 상승한 2만7천4백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한지주의 이날 급등은 신한은행이 보유 중이던 신한지주 주식 10.15%(2천9백87만주)를 주당 2만1천원씩 모두 6천2백73억원에 전량 매각한 점이 호재로 작용한 때문이다. 그동안 자사주가 매물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의 추가상승에 걸림돌이 돼 왔는데 이같은 부담이 사라지게 됐다는 점이 신한지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신한지주 주식은 캐피털그룹 피델리티 등 국내외 79개 기관투자가들이 공동으로 인수했다. 신한은행의 취득단가는 주당 평균 1만3천98원이었기 때문에 이번 매각으로 총 2천3백61억원의 이익을 올리게 됐다. 신한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작년 말보다 0.87%포인트 올라 11.3%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신한지주의 주당순자산은 1천5백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할 경우 2천2백원 가량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13.9%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하나은행도 향후 자사주 처분 등에 따른 M&A(인수·합병) 테마로 향후 주가 상승 모멘텀을 갖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임일성 연구위원은 "예금보험공사 보유지분(21.66%)의 처분과 맞물려 하나은행 자사주 처리 문제가 남아있어 하나은행은 현재 M&A테마가 살아있는 유일한 은행주"라며 "이같은 재료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의 주가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상열·조재길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