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경쟁력은 결국 소재와 부품을 어떻게 공급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조립단계에서 시작한 우리나라 제조업은 이제 우수한 소재제조나 부품산업을 육성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따라서 소재분야의 경우 정책적으로 신기술보호에 대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화이버텍(주)를 2년 안에 세계시장을 리드하는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석창환 대표는 매사 자신감에 넘쳐있다. 자식 같은 존재의 금속섬유(Metal Fiber)가 절삭 등 기계가공방식의 제조법과 비교해 원가가 제품의 순도 및 성능 등 모든 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 대표는 과거 10여 년 간 전기관련 사업을 하면서 신규 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96년 우연히 러시아 항공대학 총장을 소개받았다. 그 대학 재료공학부에서 연구중이던 "급냉 응고기술을 이용한 금속섬유제조 기술"은 미래 첨단기술에 목말라 있던 석 대표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주저하지 않고 바로 상업화를 결심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금속섬유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이라 이 분야에 대한 경험과 기술이 전무한 중소기업이 첨단기술에 도전하는 것은 누가 봐도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하지만 석 대표는 금속섬유가 가지는 특수산업분야에서의 응용성과 잠재력,그리고 급냉 응고법이라는 첨단기술이 기존의 공법에 비해 훨씬 경제성이 확보된다는 것을 간파했다. 그는 즉시 러시아와 공동연구에 들어갔고 회사의 모든 역량을 금속섬유의 양산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소재 개발은 힘든 만큼 성장과 수익성이 큰 사업 분야이며 특히 첨단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응용분야는 발전되기 마련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97년 말 러시아항공대학 실험실에서 제작한 파일럿 장비 하나를 가지고 경기도 파주공장 한 구석에서 시작했던 연구개발이 6년이라는 시간과 중소기업으로는 엄두도 못 낼 15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결과 서서히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러시아기술이 가지는 상업적 양산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체 생산기술을 특허로 등록,기술적으로 완전 자립해 기술료나 로열티 없이 금속섬유를 양산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이 회사의 금속섬유는 현재 수입품과 비교해 품질은 월등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해 높은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말 그대로 "인간승리"였다. "금속섬유 기술은 나노기술로 발전시키는 게 가능해 엄청난 상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전 세계 선진국들이 수 십 조원의 연구비들을 투자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경쟁력 있는 제품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세계적인 금속섬유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그는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직원들의 맨 파워가 오늘날 기업의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작업현장에서,영업일선에서 묵묵히 뛰어준 직원들의 신선한 감각과 기술력이 맞물려 제대로 된 금속섬유 및 제반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글로벌경제 시대에 중소기업이 자립하기 위해서는 오직 기술력 하나만이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석 대표는 초 미세 금속섬유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21세기 부품.소재산업을 이끌어 가는 "뉴 프런티어"의 전형을 보여주는 CE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