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드(hand-made) 액세서리가 '멋쟁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튀어보이려는 신세대들의 입맛에 '나만의 패션소품'이란 희소성은 딱 맞아 떨어진다. 이 때문에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는 여성들에게 흔한 창업 아이템 중 하나다. 창업비가 적게 들고 약간의 손재주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진은씨(32)는 지난 2003년 1월께 '초이(CHOII)'란 간판을 내걸고 액세서리 창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1년간 성적표는 'A+ 학점'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있는 로드숍의 월 평균매출은 2천만원. "백화점 행사때마다 초청되는데요. 평당 매출이 소품을 취급하는 업체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백화점측이 귀띔해주더라고요." 행사기간때 2개 백화점에서 올리는 하루 평균매출은 2백50만원. 크리스마스 등 특수기에는 매출이 평소의 3배까지 치솟는다. 총 매출을 합산하면 월 1억원을 넘길 때도 많다. 매출기여도를 높이 산 분당의 삼성플라자는 올초 1층에 매장을 내주고 '초이'를 정식 입점시키기로 결정했다. 창업초기 전업주부였던 언니 성은씨(35)가 동참했다. 지난 11월께는 홍보 등 외곽 지원활동을 펼쳤던 남동생 주수씨(30)도 샐러리맨 생활을 접고 가세했다. 그야말로 가족사업으로 3남매가 액세서리 사업에 '올인(All-in)'하고 있는 셈이다. ◆내 사업찾기=구두회사 상품기획팀에서 일했던 최진은씨는 2001년말께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막연하게 패션소품쪽으로 사업방향을 잡았지만 구체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급한 마음을 추스리고 우선은 홍익대 금속디자인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최씨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언니 성은씨를 비롯해 남동생 주수씨도 중앙대 작곡과 출신으로 3남매 모두 패션계통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보험을 든다는 생각으로 진학한 대학원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될 줄은 몰랐지요.패션계통에 인맥이 생겼고 창업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던 것도 대학원에 진학한 덕분이었어요." 최씨는 지난 2003년 1월께 대학원을 휴학하고 용산 전자랜드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한 액세서리 점포에서 석달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난 후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다. ◆단계별 사업확장으로 위험분산=첫 점포는 용산 전자랜드로 정했다. 랜드시네마란 극장이 생겼고 젊은층을 위한 소품 매장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어 상가 전망이 좋아 보였다. 싼 임대료 등 최소한의 비용으로 점포를 낼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전자랜드 5층의 극장 옆편에 5평짜리 매장을 꾸몄다. 임대료는 월 1백만원. 쇼케이스(매대)는 3백여만원을 들여 직접 만들었다. 원석 등 초도물량 구입에 들어간 4백만원을 포함하면 총 창업비가 7백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이 매장의 월 매출은 5백만원을 오르내렸다. 잘 되는것도 아니고,그렇다고 안되는 것도 아닌 상황이 최씨를 헷갈리게 했다. "당초 상가 계획과는 달리 입점되는 매장이 주로 가구매장들로 채워지다보니 고객을 끄는 집객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지요.거기에다 고급스럽고 가격이 높은 '초이'의 제품 컨셉트가 이곳 주고객인 10대들과 맞지 않았습니다." 2003년 6월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 두번째 매장을 열었다. 용산매장은 당분간 유지키로 했다. 3.5평 점포의 임대보증금은 3천만원. 점포권리금이 없어 창업비가 많이 들진 않았다. 월세는 1백50만원. 로데오 진출 전략은 주효했다. 이 상권 고객과 제품 컨셉트가 맞아떨어져 순식간에 입소문이 퍼졌다. 연예인 단골도 늘고 연말 각종 연예시상식의 협찬요구도 쇄도했다. 용산매장은 2003년 12월 폐점했다. 백화점들이 기획상품전 등 행사때마다 초청했다. 제품 반응이 좋아 행사이름만 바뀔뿐이지 계속 초청명단에 올라 사실상 입점업체나 다름없었다. 이달 중 드디어 분당 삼성플라자 1층에 정식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행사업체에서 입점업체로 승격되면 백화점측에 내는 수수료가 33%에서 30%로 낮아져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글=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