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900선 목전에 다다랐다. 2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2002년 4월24일 이후 최고치인 899.21을 기록했다. 주가 상승의 1등공신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작년부터 주식을 싹쓸이하다시피 거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하루만 해도 5천7백9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올들어서만 총 6조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다. 작년의 기록적인 순매수금액 13조7천6백88억원의 절반 가까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에 의한 강세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이 급증하는 등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강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 요인으로는 달러 강세 기조가 변하지 않는 데다 미국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미국 나스닥시장이 조정을 끝내고 반등세로 돌아선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고 있다. ◆ 펀더멘털 호전 올 2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나 늘었다. 지난 8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특히 환율 불안과 원자재가격 급등이라는 악재 속에서 이런 증가율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경이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어닝서프라이즈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정보부장은 "환율이 떨어지는 등 수출 여건이 나빠졌지만 실적은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며 "특히 환율 때문에 밀어내기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봤으나 순수한 수출 호조로 판명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 숨고르기 끝낸 외국인 외국인은 이날 하루 동안 5천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올 1월에 4조7천억원어치를 샀던 외국인은 지난달 매수 규모를 1조2천억원으로 줄였다. 최근 들어서는 3일 연속 매도에 나서는 등 숨고르기가 완연했다.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데 따른 현상이었다. 그러나 한국 증시가 연휴로 쉬고 있을 때 미국 나스닥은 2,000선을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조정이 끝났다는 신호였다. 대우증권 홍 부장은 "한국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을 때 외국인이 주식을 팔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외국인이 다시 주식을 매수한다는 것은 유통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향후 전망 결국 외국인의 손에 달려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쉽사리 주식을 사고 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외국인이 향후 주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미국 뮤추얼펀드에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시장이 약세로 꺾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홍 부장은 "미국 나스닥과 다우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한다면 시장 강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변동폭을 감안했을 때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1,000선이나 아직 과열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미래에셋 김종원 연구위원은 "기초소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포스코 등 기초소재주의 강세가 이어져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원자재와 환율의 급격한 가격변동이라는 변수가 없다면 당분간 강세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n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