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술에 의한 해외 유전개발 작업이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10개국에서 유전 탐사및 개발.생산에 나선 석유공사가 최근 베트남과 리비아에서 경제성 높은 유전 개발을 마무리,이르면 연내 상업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올들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국가 경제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는 상황에서 석유공사를 필두로 한 해외 유전개발 프로젝트는 '에너지 주권 확보'라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석유개발 지도를 바꾼다 한국이 석유 수급안정을 위해 해외 유전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79년 한국석유개발공사(현 한국석유공사)가 출범하면서부터다. 20년이 넘는 석유공사의 도전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15-1광구 수투텐(흑사자)유전에서 결실을 맺었다. 원유 탐사에서 시추까지 한국의 기술과 자본으로 '코리안 오일'을 뽑아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현재 하루 생산량이 7만배럴에 달한다. 이는 국내 하루 평균 석유소비량(약 2백13만배럴)의 3%에 해당하는 미미한 양이지만 한국의 석유개발 능력을 국제적으로 입증받는 계기가 됐다. 석유공사가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석유개발사업은 총 10개국,17개 사업(생산 6,개발 4,탐사 7)으로 베트남 11-2광구와 리비아 엘리펀트 유전은 상업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해외유전 개발을 통해 원유 자급률을 오는 2010년까지 1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석유수급 위기 발생시 국내 경제가 최소한이나마 숨통을 트고 지탱할 수 있게 해줄 규모라는 게 석유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수급 의존도 개선 절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한국은 항상 자원 위기에 노출돼 있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원유 수입선 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80%를 육박하고 있다. 작년 1∼9월까지 지역별 원유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중동산 물량이 4억6천4백31만배럴로 전체 도입량(5억8천2백49만배럴)의 79.7%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73.3%)보다 6%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정부는 중동 지역에 대한 원유 수입 비중을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제도를 대폭 개정해 실시하고 있다. 우선 지원방법을 예산지원방식에서 수입부과금을 상계감면해주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또 지원대상 지역을 기존 미주와 아프리카에서 중동 지역에 비해 수송비가 비싼 전지역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