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미국의 링컨센터 뉴욕 필 신년음악회장은 동양의 한 작은 소녀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가득 찼다. 지휘자 주빈 메타의 손에 이끌려 나온 불과 9살의 소녀 장영주는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을 거침없이 연주,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주빈 메타는 장영주를 끌어안으며 '하늘에서 내려준 음악천사'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사라 장)가 뉴욕필을 통해 공식 데뷔한 지 15년을 맞아 19,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실내악 6중주 콘서트를 연다. 이날 공연에서 장영주는 10살 때 처음 협연한 이후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베를린 필하모닉 출신 멤버들과 브람스의 '현악 6중주 1번 내림 B장조',차이코프스키의 '플로렌스의 회상 op.70'을 들려준다. 브람스의 곡은 브람스가 생애를 통해 가장 행복한 때 만들어져 흥겨운 분위기에 정열이 넘친다. 장영주는 "협주곡이나 독주회,연주회와는 달리 실내악 연주는 함께 하는 연주자들과 견해를 나누고 이견을 조율하면서 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연주자의 의견과 연주를 많이 들을수록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실내악 연주에 참가하는 연주자들은 연령은 다양하지만 모두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연주자로 명성을 얻었다는 점에서 장영주와 공통점이 많다. 이 중 제2바이올린을 맡을 알렉산더 커는 미국 태생으로 96년 26세의 나이로 암스테르담 로열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 악장에 취임한 실력파다. 제2첼로를 연주하게 될 독일의 신예 첼리스트 줄리안 스테켈은 장영주보다 두 살 아래로 독일 연방 내 많은 콩쿠르를 휩쓴 기대주다. (02)580-130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