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명작 패러디…'눈에 띄네' .. '권여현-미술사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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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3일 개막하는 "권여현-미술사의 동서고금을 가로지르다"전은 동.서양 명작들을 패러디(parody)한 이색 전시다.
대중들에게 익숙한 명화들을 중심으로 원본과 복제본의 차이점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미술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서양 명화로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비롯해 밀레의 '만종',마르셀 뒤샹의 '샘' 등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미술까지,우리나라 고미술로는 신라의 '반가사유상',신윤복의 '미인도' 등 40여점의 회화 설치 영상물이 출품된다.
독특한 설치작업으로 '관람객과의 거리 좁히'를 꾸준히 시도해온 권여현씨(국민대 교수)와 수십 명에 이르는 국민대 미술 전공자들이 참여한다.
피카소의 명작 '아비뇽의 처녀들'을 풍자한 작품은 전체 구도나 입체파의 느낌을 주는 색감이 원작에 가깝지만 등장 인물은 아비뇽의 처녀가 아니라 미술 전공인 여대생이다.
혜원 신윤복의 '월정하인'의 주인공은 작가 권여현씨 자신의 모습으로 둔갑됐다.
원작의 등장인물들은 작가 권씨와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한 미술 전공자들로 대체됐다.
복제품은 어떻게 제작했을까.
권씨는 "원작에 등장하는 인물을 작가로 바꿔 사진작업으로 뽑아낸 후 그 위에 채색을 입혀 완성했다"며 "단순한 베껴그리기를 넘어서 명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한다.
완성 단계에서 스승인 권씨가 부분적으로 가필을 했을 뿐이어서 작품은 어디까지나 미술 전공 학생들이 그린 것이다.
때문에 작품에 따라 기복이 있는 편이다.
이번 전시는 '미술을 가르치는 일' 자체를 창작행위로 유도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비나미술관의 김준기 학예연구실장은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와 '그림을 본다'는 행위의 이원화된 영역 구분을 패러디를 통해 좁혀준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목요일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작품 설명을 듣는 런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4월7일까지.(02)736-437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