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6자회담이 일정을 연장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하는 미국대표단이 내부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 담당자들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어 있는 만큼 국무부와 국방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들로 구성된 이번 대표단 역시 강.온파가 혼재하고 있다는 점이 `내부이견설'의 단초가 되고 있다는 것. 우선 수석대표인 켈리 차관보는 콜린 파월 국무장관 및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과 함께 미국내 대표적인 대북 온건파로 지난해 1차 6자회담에서도 수석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또한 차석대표인 조지프 디트라니 국무부 한반도 담당대사는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정세분석을 담당했던 아시아 전문가로 북한 문제에 있어 온건쪽에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 하지만 대표단에는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 척 존스 NSC 동아태 담당 보좌관 등 `매파'를 비롯한 강경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방부 및 NSC관리들도 포진하고 있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이라크 추가 파병을 한국 정부에 처음으로 공식 요청한 장본인. 이같이 `강.온파로 갈린 정부내 기류를 절충한' 대표단 구성은 1차 회담에서도 마찬가지였으며, 이로 인해 당시 켈리 차관보가 협상전권을 못갖는 바람에 협상의 유연성을 갖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결국 이번에도 강.온 혼성 대표단이 구성됨에 따라 회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대표들의 성향이 달라 내부의견이 정리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CVID)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인정 및 폐기 등의 원칙을 고수하는것도 대표단 자체가 유연성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대표단이 회담 이틀째인 26일밤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리의 신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구태의연한 선핵포기 주장을 고집했다"고 비난한 것도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비록 국무부 관리가 수석대표를 맡고 있지만, 국방부와 NSC가 미국의 대북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대표단이 이번 회담에서 제시한 원칙은 강경파의 물러설 수 없는 저지선이라는 해석도 있다. 반면 일부 회담관계들은 "북한 못지 않게 미국도 신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내부이견설'을 일축하며 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을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를피력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팀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