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빨리 황사가 나타나 개인 건강관리에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근 황사에는 아황산가스나 석영(실리콘),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은 물론 다이옥신까지 묻어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철저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황사에 따른 코, 눈, 피부, 기관지질환과 예방법을 중심으로 대처 요령을 알아본다. ■황사에 `코' 다친다 황사와 함께 오는 각종 먼지는 숨을 쉴 때 콧속의 점막으로 들어가 과민반응을일으키며 이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 가려움증, 두통 등을 동반하는 알레르기성비염으로 악화된다. 또 후각장애, 코 답답함, 눈물 과다, 목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 어린이와 노인에게 많으며, 종종 기관지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과 함께 나타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3대 증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이 있는지와 함께 △유전적인 관계 △특정 계절이나 물질 노출시 발작 여부 △환경 변화와 관련한증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 여기서 알레르기성 비염이 의심되면,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물질을알아낸다. 마지막으로 코점막 알레르기 유발 검사에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으로진단되는 셈이다. 치료는 원인물질을 피하는 게 최선이지만, 공기접촉을 않는다는게 불가능한 만큼 증상별 약을 처방 받는 방법밖에 없다. 증상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콧물이나 코막힘을 줄일 수 있으나, 가렵거나 입이 마르는 부작용이 따른다. 코점막 충혈을 완화하기 위해 혈관수축제를 콧속에 뿌리기도 한다. 염증치료제인 크로몰린소디움을 미리 코에 뿌려주면 예방도 가능하다. 면역주사로 체질을 바꾸는 방법도 있으나 3~5년 장기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사, `눈'뜨고 당한다 황사는 각결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해 눈에 손상을 준다. 특히 알레르기성 체질인 사람은 모래 먼지에 중금속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증세가 더 심각해진다. 이 때문에 황사 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진행되기 일쑤다. 눈이 시리고, 가려움이 심하며, 충혈이 있고, 끈적끈적한 눈곱과 눈물이 나온다. 이외에도 윗눈꺼풀을 뒤집어보면 마치 포도 송이 모양의 돌기가 발견되는 특징이 있으며, 증세가 심하면 흰자위가 부풀어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은 일종의 알레르기반응이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만큼 외출을 삼가는 것이 상책이다. 부득이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보호안경을 끼고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콧속을 깨끗이 씻어낸다. 그러나 소금물은 눈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특히 평소 안구건조가 있는 사람이라면 인공눈물을 수시로 점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렌즈를 평소보다 더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2%로 희석한 크로몰린 소디움을 눈에 넣어예방할 수 있으며, 혈관수축제와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치료한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처방에 따라 안약을 써야 한다. 함부로 자가 진단해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 더 큰 병을 불러일으킬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황사, `피부'에도 악영향 외부로부터의 바이러스 침투를 막아내는 피부라지만 강한 바람과 흙먼지를 동반한 황사에는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황사바람이 직접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하기 쉽다. 또 건조하고 세찬 황사바람은 피부의 수분을 앗아가 피부건조증을 유발,하얗게 각질이 일어나기도 한다. 접촉성 피부염에 걸리면 수포가 생기면서 진물이 나오고, 환부가 참기 어려울정도로 간지러워진다. 수포가 터지면 딱딱한 딱지가 앉기도 하고 피부가 두꺼워지기도 한다. 이 때 물에 젖은 가제를 덮어주면 증상이 완화된다. 약으로는 가려움증 해소를 위한 항히스타민제와 소염작용이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크림이 처방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전에 수분 크림을 발라 피부 보호막을 만든다. 특히 피부가 얇은 눈가에는 듬뿍 발라주는 것이 좋다. 바깥 활동을 하고 돌아온 후에는 온몸에 황사 먼지가 묻어있으므로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일차적으로 클렌징제로 얼굴을 닦아낸 다음 거품타입의 세안제로 씻어준다. 눈코 등 점막 주변을 더욱 꼼꼼히 씻고,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궈야 한다. 세안이나 샤워에 사용하는 물의 온도는 미지근한 것이 좋다. 너무 뜨거운 물은피지를 과도하게 없애 피부건조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세안 후 피부 보습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수분 크림은 필수적이며, 피부가 유난히 버석거릴 때는 영양크림과 에센스를 섞어 3~4분간 마사지한 후 스팀 타월로 닦아낸다. 얼굴이 가렵고 열이 나거나 발진이 생길 때는 차가운 수건으로 피부를 진정시킨다. ■ `기관지 천식'도 조심해야 공기 중의 황사가 폐로 들어가면 기도(氣道) 점막을 자극해 정상적인 사람도 호흡이 곤란해지고 목이 아프다. 특히 기관지가 약한 천식환자나 폐결핵 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이 곤란해지는 등 악화할 수도 있다. 천식 증상은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연속적으로 하면서 숨이 차고, 숨쉴 때마다쌕쌕거리는 소리가 난다. 밤늦게 혹은 새벽에 발작적으로 기침이 나와 환자와 주위사람을 괴롭힌다. 알레르기성 천식은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기관지가 좁혀지는 과민반응 때문에 나타난다. 이때는 전문의를 찾아 치료해야 하며, 병원에서는 소염제와 기관지 수축을 완화하는 기관지확장제를 주로 처방한다. 따라서 천식환자는 황사가 심해지면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실내에 머무는 것이좋다. 실내에서도 외부의 황사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공기정화기로 정화를 시켜야한다. ■황사 피해 줄이는 방법 ▷황사 주의 일기예보를 점검, 미리 대비한다 ▷황사가 심한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간다 ▷외출을 할 때는 안경, 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옷을 잘 털고 집안으로 들어오고, 바로 손 씻기와 양치질을 하는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외출해서 돌아오면 가능한 한 빨리 머리를 샴푸로 감아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씻어낸다. ▷바람이 강하고 맑은 날에는 창문을 열지 않는다. 침구류도 밖에 널어 말리면안된다. ▷에어컨을 이용해 실내외 환기를 하고, 실내에서 고효능 필터나 전자 침전기가장착된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면 황사먼지를 제거하는데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는 가습기나 젖은 수건으로 습기를 조절해 호흡기 건조를 막아야 한다. ▷기도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고 고단백질 위주의 영양식을 섭취해야 한다. ▷집에 들어오는 어른은 아이를 만지기 전에 반드시 씻어야 한다. ▷뚜렷한 원인 없이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되면 호흡기내과를 찾아 검진을 받도록 한다. ▷황사가 날릴 때는 하루에 몇 번씩이라도 방을 닦아내는 것이 좋다. (도움말: 강남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승준 교수,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권오정 교수,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의상 교수, 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 강남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예안과 최우정 원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