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 수능강의에 나오는 '스타강사'들이 EBS에 출강하더라도 다른 학원 출강은 물론 수능 참고서 집필을 할 수 있게 된다. 올 수능시험이 EBS 강의에서 출제되는 만큼 출제에 영향을 주는 EBS 강사가 일선 학원에서 강의할 경우 '수능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전망이다. 또 이들은 'EBS 강사' 타이틀을 이용,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EBS 강의가 스타강사의 '몸값 올리기' 수단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26일 EBS에 따르면 최강 최강학원 원장(사회탐구)과 온라인 입시학원 출신의 이범씨(과학탐구), 강남 대성학원의 박순성씨(수리) 등 소위 스타강사와 이달 말 강의 계약을 맺을 때 '다른 학원에 출강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지 않기로 했다. EBS 고석만 사장은 당초 "외부 강사가 EBS에 나올 때 일정기간 타학원 출강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EBS 관계자는 "이들 외부 강사는 이미 다른 학원과 많은 출강 계약을 맺고 있어 사실상 기존 계약을 모두 파기하고 EBS와 계약을 맺기는 어렵다"며 "그에 따르는 경제적 보상을 해주기 어려워 일단 이런 조건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강의는 한번 강의하면 1년간 쓰는데 그동안 타학원 출강을 막기는 어렵다"며 "이런 조건을 강요할 경우 스타강사의 영입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EBS는 스타 강사에게 강의료와 함께 파격적인 교재 인세를 '인센티브'로 주기로 해 이들의 수입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강의료는 60분 강의 1편당 28만원 수준으로 스타강사가 두 달짜리 강의 시리즈(90분짜리 20∼30강)를 맡을 경우 한 달에 5백만원가량을 벌게 된다. 스타강사들이 한 달 평균 수천만원을 버는 것과 비교하면 EBS 강의료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교재 인세 수입을 감안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EBS 수능강의가 수능과 연계돼 60만명 수험생 대부분이 교재를 살 것으로 보이기 때문. EBS는 책값의 7∼8%를 인세로 줄 방침이다. 책값이 평균 6천∼8천원이고 수험생 60만명이 한 권씩 산다고 가정할 경우 인세로 약 3억원을 손에 쥐게 되는 셈. 여기에다 스타강사가 'EBS 강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강남 학원 등에서 강의하고 각종 참고서를 펴낼 경우 한마디로 '떼돈'을 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학원에선 '학원 명성'을 높이기 위해 강사들에게 EBS 출강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교육인적자원부 박경재 국제교육정보화국장은 "EBS 강의 운영은 전적으로 EBS에 달려 있다"면서도 "그러나 학생들이 원하는 스타강사를 초빙하려면 무조건 막을 수만도 없다"고 말해 '타학원 출강 허용' 방침을 수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