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1 : A전자 컴퓨터사업부에서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담당하던 남편을 뒀던 김성순씨(45). 업무에 파묻혀 살았던 그의 남편은 작년 3월초 피곤하고 소화가 안된다며 병원을 찾아갔다. 의사는 길어야 한달 쯤 살 수 있는 간암이라고 했다. 정말 그랬다. 남편은 너무 쉽게 이별을 고했다. 막막했다. 아직 장성하지 않은 자녀 둘을 데리고 살아갈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했다. 그 때 뜻하지 않게 외국계 보험사로부터 1억7천4백만원의 보험금 지급통보를 받았다. 1998년말 이 보험사에서 일을 시작한 남동생의 권유로 종신보험에 가입했던 것이다. 당시엔 이런 도움을 받을 줄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정말 고마웠다. # 사례 2 : 경기도 김포에 사는 임현진씨(가명ㆍ33)는 결혼한지 3년만에 첫 아기를 임신했다. 어렵게 임신한 지라 태아를 위해 B생명의 'e-어린이보험'에 가입해 줬다. 월보험료는 2만9천4백원. 아기는 출산하자마자 저체중으로 인큐베이터를 이용해야 했다. 그러던중 최근엔 뇌성마비 1급 장애아 판정을 받았다. 불행중 다행이라고 할까. 보험사로부터 매년 1천만원씩 10년에 걸쳐 1억원의 보험금을 받게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기를 치료하고 뒷바라지 하는데 1억원으론 어림도 없죠. 하지만 그나마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보험가입도 많이 줄었다. 한때 가입열풍이 불었던 종신보험의 경우 2003 회계연도가 시작된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총 1백83만여건 판매되는데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2백30만7천8백87건)에 비해 20.6% 줄어든 것이다. 초회보험료도 7천4백31억원에서 5천9백2억원으로 20.6% 감소했다. 그런가하면 급전이 필요해지자 중도에 보험계약을 해약하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보험은 금융상품중 가장 마지막으로 깨야할 상품이라는 금융격언을 무시하기라도 하듯.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주변의 생활위험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교통사고는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환경오염, 식생활 변화, 스트레스 증가 등으로 인해 질병의 발생확률도 높아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2003년 9월)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4백24명중 1명꼴로 암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대비로는 4.7% 증가한 것이다. 노출된 위험은 많은데 애써 외면하려는 것, 이게 현재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이제 다시 보험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위험을 인식하면서 자신이 어떠한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지 올바로 선택하고 관리한다면 어느 정도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데, 그 선택의 대상이 바로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에 안전을 보장해 주는 보증수표란 없다. 보험은 위험을 관리해 주는 인간생활의 안전장치(브레이크)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선 보험상품이 세분화되고 보험가입채널도 다변화된 까닭에 나에게 맞는 보험을 선택해 보다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길이 많다. 선택폭이 넓어지고 선택방법도 다양해졌다. 보험의 종류만 놓고 보면 요즘처럼 많은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종신보험, CI(치명적 질병)보험, 장기간병보험, 유니버셜보험, 변액보험, 정기보험, TM보험, 어린이보험 등등 하루가 멀다하고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향후엔 질병이나 상해로 실직하게될 때 소득을 보전해 주는 소득보상보험도 등장할 전망이다. 다른 한편 보험가입 창구도 헷갈릴 정도로 늘어났다.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를 가도 보험을 판매하고, 홈쇼핑 채널을 켜도 보험세일즈를 하고 있다. 또 어디서 연락처를 알았는지 보험사 콜센터로부터 '전화로 보험상품에 가입하지 않겠느냐'는 권유도 받는다. 마치 보험이 홍수를 이룬 느낌이다. 이럴 때일수록 신중하게 잘 선택해야 한다. 자신과 가족이 처한 위험부터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겠다. 한창 커가는 초등생, 중등생 자녀가 있다면 새 봄을 맞아 어린이보험을 가입해줄만할 것이다. 더구나 봄철은 활동량이 많아지는 계절 아닌가. 40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건강보험 또는 질병보험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일에 몰두해 살아오다 자기관리를 게을리한 탓에 40대 들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또 다소 여유자금이 있고 노후를 생각한다면 투자형 보험상품, 즉 변액보험 등도 괜찮을 것이다. 다만 보험에 가입할 땐 중복해 보장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재무설계사로부터 재정컨설팅을 먼저 받아보면 이같은 오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