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가야금 합주로 듣는다.' 서양의 대표적인 관현악곡들을 우리의 전통악기인 가야금 합주로 연주하는 이색무대가 마련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이 다음달 9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이는 '가야금 교향악 대학축제'에서다. 이날 공연에는 전통예술원을 비롯해 서울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중앙대 추계예술대 한양대 등 7개 대학 국악과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구성된 가야금 합주단 2백여명이 참가해 우리 귀에 친숙한 서양 관현악곡을 연주한다. 각 대학 가야금 합주단들은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과 6번 '전원',하이든의 '시계',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등 5개의 교향곡과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비제의 '카르멘 모음곡'등 두 개의 관현악조곡 등 모두 7개의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12현이 아닌 25현 개량 가야금 8부 합주로,이들 교향곡은 한 악장씩만 연주된다. 이번 행사의 기획과 편곡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이 맡았다. 황 선생은 이번 행사를 위해 2년 전부터 편곡작업에 들어가 지난해 가을께 악보를 완성했다. 황 선생은 "서양의 관현악을 가야금 합주로 연주한다는 게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힘든 일이었다"며 "서양의 명곡들이 가야금 특유의 맑고 우아한 음색으로 어떻게 재창조돼 들릴지 국악인은 물론 서양음악 애호가들도 적잖은 기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958-2506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