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 환경 오염, 성비(性比) 격차 문제가 빈곤 해소와 경제 발전을 추구중인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3대 과제라고 할리드 말리크 중국 주재 유엔 조정관이 23일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일반인들에 대한 에이즈 확산을 긴급히 차단하지 않을 경우 이미 100만명에 육박하는 에이즈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에이즈와의 싸움에 진지하고 활발하게 임하지 않을 경우 오는 2010년까지 에이즈 감염자는 1천만명에 이를 수 있다"면서 에이즈 환자의 폭발적 증가는 중국의 빈곤 완화 노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오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3배 증가시키겠다는 중국의 역동적인 계획은 오히려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급증하는 에너지 소비는 이미 국제적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유발하고 있으며, 삼림 벌목과 농토의 도시화 작업은 지구 차원의 식량안보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국 정부가 빈곤층을 위한 금융정책과 가족정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경우 도시와 농촌지역간의 소득격차도 확대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밖에 그는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는 남녀 출생비율 격차도 미래의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 전에는 중국의 출생 성비가 꽤 균형이 잡혔지만 이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출생 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16.8명 정도지만, 실제로는 성비 격차가 이보다 더 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성비 불균형 현상이 바뀌지 않을 경우 오는 2020년에는 결혼적령기의 남성가운데 3천만명이 배우자를 찾지 못해 사회안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 AFP=연합뉴스)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