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파의 출마가 금지된 가운데 보수파가 압도적 승리를 거둔 이란 총선을 놓고 국내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23일 이란 총선에 대해 '결함 있는' 선거였다고 지적했으며 유럽연합(EU)은 이번 선거가 EU와 이란 관계 개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 개혁파 의원들은 보수파 승리는 국민이 자유 선택권을 빼앗긴 가운데발생한 '역사적 대실패'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EU 외무장관 회담을 위해 브뤼셀에 도착한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종교적 보수주의자들이 기록적으로 낮은 투표율 속에서 개혁파에 완승을한 이란 총선은 '결함 있는' 선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구 중 최소 절반 정도에서 개혁파가 출마할 수 없었던 이번 선거에대해 모든 사람들이 처음부터 결함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투표율이 자유 선거가 실시됐던 1997년 수준보다 25% 포인트나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아나 팔라시오 스페인 외무장관은 "EU 외무장관들이 이란 총선 문제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는 EU가 이란 정부의 개방을 원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보내며 이란 정부는 이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유럽은 처음부터 (이란 총선을) 우려했으며 이제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에고 오헤다 EU 집행위원회 외교담당 대변인은 "2천여명의 개혁파 후보가 배제된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결함이 있었다"며 "EU 집행위원회와 각국 정부가 이 선거가 EU와 이란 관계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국내에서도 총선출마가 금지된 개혁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개혁파인 라술 메흐르파르바르 의원은 이날 국영 라디오로 중계된 의회 개막연설에서 "경쟁없이 얻은 승리는 승리가 아니라 역사적 대실패"라며 "국민의 뜻에 부응하지 못한 당신들이 심판의 날 신 앞에서 심판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직자로 개혁파인 호세인 안사리라드 의원도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특정후보의 출마를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며 "혁명수호위원회가 2천여 후보의출마를 금지한 것은 국민 주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란 내무부 집계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보수파는 총 290석 중 최소 135석,개혁파와 무소속은 65석 정도에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 결과는 23일 저녁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브뤼셀 AFP.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