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영업맨들은 취임 1주년을 맞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치 문제에서 벗어나 경제와 서민생활 활성화에 매진해 달라"고 똑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를 위해 전면적인 경기 부양책 실시도 검토하고 일자리가 실질적으로 창출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을 주문했다. 김규상 VOK 사장은 "수출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수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내수시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가시적인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실 과장도 "수출이 잘 된다지만 내수 기반이 탄탄하지 않으면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내수 진작을 위해 자동차 특소세 폐지 등 과감한 정책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업맨들은 가장 좋은 경제 활성화 방법은 정부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경아 매니저는 "멀쩡한 사람이 노숙자로 전락하고 전도양양한 청년이 실업으로 고민하다 전철 선로에 뛰어드는 사회가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허근행 RC는 "기업이 채용을 늘리거나 창업이 활발히 이뤄지기 위해선 결국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취업이 늘면 곧 바로 소비지출이 증가하면서 경제가 활성화되고 그에 따라 영업맨들의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녀들 대부분이 중·고생인 이들 영업맨들은 참여정부에 바라는 가장 큰 바람 중의 하나로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꼽았다. 김 매니저는 "주부들이 직장에 나가는 이유의 절반은 아이들 사교육비를 마련하기 때문"이라며 "사교육비는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대폭 떨어뜨리는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김 사장은 "사교육비를 줄이고 '교육 세습'을 막기 위해 특목고를 활성화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영업맨이 고객만 생각하듯 노 대통령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정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주문도 나왔다. 최 과장은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정 혼란에 대해) 재신임을 받겠다'는 게 아니라 '실수도 있었지만 앞으론 잘하겠다'며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이래야 국민들이 감동해 대통령을 더 믿고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 과장은 "신뢰를 토대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월드컵 때의 분위기를 살리는 정책을 펴달라"고 덧붙였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경제 주체들은 아이디어와 마케팅,노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 매니저는 "토다코사의 경우 고객들이 향수를 포함한 모든 화장품을 매장에서 테스팅할 수 있도록 한 결과 불황에서도 큰 손실을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고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기 위해 교복 차림에 오토바이를 타고 영업 현장을 누비고 있다"면서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잘 나가는' 영업맨들이 있듯이 모든 문제를 정치권과 정부에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