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한쪽에선 당내분 수습하랴, 다른 쪽으론 외풍(外風)을 차단하랴 눈코 뜰새없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있다. 최근 영입의원 11명의 `이적료' 의혹에 이어 자민련 이인제(李仁濟.IJ) 총재권한대행에 대한 `5억원 지원'까지 밝혀지자 "검찰의 불법대선자금 출구조사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두 사안 모두 당으로선 치명적인 내용인 데다가 "큰 건이 또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면서 "김영일(金榮馹) 전 사무총장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돌고있어 당의 시선이 온통 김 전 총장의 입에 쏠려 있다. 당 관계자는 22일 "김 전 총장이나 최돈웅, 신경식 의원 등이 구속되면서 `모든것을 함구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그 땐 당에 대한 섭섭한 마음 때문이려니 했으나 이제 현실화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당내에선 영입의원및 IJ 관련 부분이 서청원(徐淸源) 의원 석방요구결의안통과 이후 터져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 의원만 석방안을 제출, 빼낸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게아니냐는 것이다. 또 검찰이 김 전 총장의 치명적인 약점을 잡아 이를 무기로 출구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두 진술이 나오기전까지 검찰이 불법대선자금 개인유용의혹을 강력 제기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과 김 전 총장간 `플리 바겐(수사협조 대가로 형량을 감해주는 것)'의 결과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물론 김 전 총장측은 펄쩍 뛰고 있다. 잇따른 악재에 한나라당에선 "다음엔 또 뭐냐"라는 허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부터 정치인들을 줄줄이 불러들여 마지막 수사의 급피치를 올린 뒤 내달 6일께 불법대선자금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잠못이루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꽤 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주변의 얘기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