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페인트 생산업체인 네덜란드의 시그마칼론사가 삼성정밀화학의 선박용 도료 부문을 인수,국내 선박용 페인트 시장은 물론 건축용 페인트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다. 세계 굴지의 도료 생산업체가 2조5천억원 규모의 국내 도료 시장에 본격 진출함에 따라 삼화페인트 금강고려화학(KCC) DPI 등 기존업체와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정밀화학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그마칼론사와 선박용 도료 사업부문(연 매출 6백40억원 규모)을 떼내 출자하는 방식으로 합작사를 설립키로 최종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정밀화학이 선박용 도료 사업부문을 현물로 출자하면서 합작사의 지분 40%를 갖고 나머지 지분은 현금을 출자하는 시그마칼론측이 보유하게 된다. 신설 합작사명은 시그마삼성코팅으로 정해졌다. 삼성정밀화학과 시그마칼론이 합작에 합의한 것은 삼성은 사업구조조정 차원에서 도료 사업부문을 떼내고 시그마칼론은 한국의 선박도료 시장은 물론 건축용 페인트 시장에 진출,동아시아에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은 경쟁이 치열한 도료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대신 메셀로스(시멘트 물성 향상제),DMF(합성피혁 원료) 등 기존 핵심사업분야에 기업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특히 전자 소재사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신규 사업에 투자를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시그마칼론은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선박용뿐 아니라 건축용 분야에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등 여타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도 마련한 상태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그마칼론은 건축용 도료부문에서 유럽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선박용 도료부문에서는 세계 4위 기업이다. 합작사가 출범하면 국내 도료 시장의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페인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건축용 페인트 시장은 삼화페인트 KCC DPI 등 중견기업이 전체 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다"며 "세계 굴지의 기업이 삼성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면 기존 업체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