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를 맞은 전직 교장 선생님이 학사모를 써 어린 후배들에게 배움의 끝없음을 몸소 보여줬다. 지난 21일 한밭대학교 졸업식에서 젊은 학생들과 함께 졸업장을 받아든 김순자씨(70)는 공주사범을 졸업한 후 1954년부터 99년 8월 대전 오류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하기까지 46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만 전념해 왔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공부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회한으로 남아 정년퇴임 후 대학에 도전장을 냈다. 한밭대 일본어과에 입학한 그는 학생이 아니라고 오해한 스쿨버스 운전사가 차에 태워주지 않는 바람에 택시를 타고 여러 번 등교하기도 했으나 "학교생활이 더없이 즐거웠다"고 했다. 학업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은 김씨는 이 대학 일본어 통.번역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일본의 발전상을 따라가려면 일본을 경계만 하지 말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그는 대학원을 마치고 초등학생용 일본어 학습자료를 만들어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